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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女농구 이문규 감독 이례적 낙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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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협, 계약 연장 않기로 결정 / “불화·혹사 없었지만 소통 미흡” / 3월 16일까지 후임 물색 완료

세계일보

이문규 여자대표팀 감독이 18일 서울 송파구 대한민국농구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경기력향상위원회에 출석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이문규(64) 감독이 이끈 여자농구 대표팀은 이달 초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며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런데 승리를 거둔 영국전에서 주전 3명을 40분 내내 뛰게 하고 나머지 2명도 35분 이상 출전시키는 등 ‘혹사 논란’이 일었다. 특히 다음 날 열린 중국과 경기에서 40점 차 대패를 당하면서 여론 분위기는 도쿄행 확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비판적으로 흘렀다. 또한 코칭스태프와 불화설도 있었다.

결국 올림픽 티켓 확보라는 성과를 낸 이문규 감독이 계약연장에 실패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8일 서울 송파구 협회 회의실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여자농구 국가대표 대표팀에 대해 논의하고 “2월 말로 계약이 만료되는 이 감독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발표했다. 신임 감독은 공개모집을 통해 새로 선임하게 됐다. 이번 결정사항이 23일로 예정된 협회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되면 후임 감독 공개모집 절차를 곧바로 시작해 예비 엔트리 제출기한인 3월16일까지 물색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감독인 추일승 경기력향상위원장은 “알아본바 불화는 없었고, 선수 혹사에 대해서도 단기전의 특성상 어느 지도자라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불화나 혹사 문제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 감독께서 팬이나 미디어, 연맹 등과의 소통이 미흡했다는 문제는 위원회가 공감했다”고 ‘소통 부재’가 재계약 불발 이유라고 밝혔다.

다만 경기력강화위는 이 감독의 계약연장이 경질로 비치는 것에는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감독인 위성우 위원은 “경질은 아니다”라며 “더 많은 (감독 후보자) 풀을 갖고 다시 신중하게 선발하자는 취지고, 이문규 감독님도 다시 준비해서 참여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경기력향상위에 출석한 이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나 역시도 힘들고 더는 내가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닌 것 같다”며 인터뷰를 고사했다.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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