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사진=오앤엔터테인먼트 제공 |
[헤럴드POP=천윤혜기자]'사랑의 불시착' 속에는 리정혁(현빈 분)과 윤세리(손예진 분) 커플의 사랑 이야기도 있지만 그와 비등한 인기를 모은 구승준(김정현 분)도 있었다. 김정현은 1년 4개월 만의 복귀작인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역시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증명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들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최근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의 한 카페에서 김정현은 헤럴드POP과 만난 자리에서 여전히 구승준의 여운을 간직한 상태였다. 요즘 이보다 더 행복할 수가 있나 싶을 정도라고.
김정현은 드라마 안에서 구승준이라는 캐릭터로 다양한 감정선을 표현해냈다. 능청스럽고 뻔뻔한 사기꾼의 모습부터 그 안에는 상처가 가득한 반전의 내면,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순애보적인 모습까지 한 캐릭터 안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구사한 그.
하지만 김정현은 오히려 자신의 연기에 대한 극찬에 부끄러운 마음을 연신 드러냈다. 오히려 자신의 연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고. "100점 만점으로 제 연기를 평가하자면 시청자분들이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사랑 점수로 쳐서 75점 주고 싶다. 저는 제 점수를 5점도 못 주겠다. 다만 사랑해주신 것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보이지만 75점 정도는 주고 싶다."
그러면서 "연기에 대한 욕심보다는 자기검열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저는 제 연기를 잘 못 본다. 볼 때마다 부족한 부분이 보이고 저 스스로에게 박한 편이라서 즐기면서 못 본다. 아직 부족한 게 많다. 구체적으로 나열할 수는 없지만 뉘앙스적인 부분이나 '저게 최선이었을까'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연기가 너무 못 봐주겠어'라기보다는 쑥스럽기도 하고 중간 중간 표정이나 발음 부분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집에 가서 생각했을 때 '저거보다 나은 선택은 없었을까' 아쉬움도 있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이 겸손함은 드라마의 성공 비결을 다른 사람들의 공으로 돌리는 모습에서도 나타났다. "작가님의 대본과 그걸 찰떡같이 소화해주신 선배님들의 연기가 (드라마 성공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본다. 어느 하나 빠짐없이 감초 역할을 해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분들이 잘 받쳐주셔서 세리와 정혁이 더 빛났던 것 같다. 시청자분들이 그것들을 예쁘게 봐주셨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기분 좋게 좋은 결과로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
김정현/사진=오앤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의 말처럼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 속 '사랑의 불시착'은 tv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16부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었고 현빈, 손예진이라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이번 드라마는 기대보다도 뛰어넘는 인기를 모았다.
다만 배우들은 촬영 때만 해도 시청률에 대해서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률은 현빈 선배님을 초반에 뵀을 때 '시청률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셨다. 마음 먹는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닌, 시청자분들로부터 주어지는 거기 때문에 중요한 건 맞지만 오히려 현장이 즐겁고 재밌고 부드럽게 진행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매 순간 순간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선물 같이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시청률이 좋게 나왔다"고 웃음을 지어보여 눈길을 모았다.
김정현은 '사랑의 불시착'을 통해 현빈, 손예진이라는 멜로킹과 멜로퀸의 존재를 한꺼번에 만났다. 모두가 응원한 둘리커플이었던 만큼 이들의 로맨스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배울 점도 많았을 터.
그는 특히 현빈과 손예진의 프로의식에 엄지를 세웠다. "현빈 선배는 차분하시고 제가 봐도 프로의식이 보인다 싶을 정도로 아이디어도 많이 내신다. 리허설도 꼼꼼히 하신다. 손예진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선배님들을 보고 집중도에서 보고 느낄 게 많았다.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현빈 선배님이 멋있으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점잖으신데 차갑다기보다는 깊은 호수같은 느낌이 있으시다. 말도 나긋나긋하게 신사답게 하신다.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김정현/사진=오앤엔터테인먼트 제공 |
김정현은 그가 맡은 극 중 캐릭터인 구승준의 갑작스러운 사망 결말로도 큰 관심을 받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구승준의 안타까운 결말이었던 것. 김정현은 구승준의 결말에 대해서는 "승준이가 이렇게 죽는 걸 안타까워해주시는 분들 보면서 그만큼 사랑받고 있었구나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배우로서는 뿌듯했던 것 같고 결말이야 아무래도 시청자분들이 아쉬워하시는 마음만큼 저도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겠지만 작가님이 고민하시고 승준을 위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게 잘 써주신 것 같다. 이 드라마를 기억하시는 분들은 세리 정혁의 로맨스도 기억해주시겠지만 승준이가 죽음으로서 기억에 오히려 남지 않겠나."
이어 "작가님도 죽음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었다. 심장박동이 멈추는 소리가 나오기는 했지만 장례식 신 같은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 신을 통해 죽음을 직접적으로 표현했으면 단이의 외로움이 부각될 수 있기에 작가님이 고민을 많이 하셨을 거다. 또 열린 결말에 여지를 두신 것 같기도 하다. 미묘한 갭을 보면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도 있을 수 있다는 여지 아닌가. 방송을 보신 시청자분들이 '단이의 첼로 가방에서 나오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는데 계속 그렇게 회자된다면 어딘가 살아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아름다운 상상을 해보는 것도 재밌는 요소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김정현에게 '사랑의 불시착'은 그 어떤 작품보다 특별하게 남은 필모가 됐다. 촬영 현장부터 시청률이라는 결과까지 모든 것들이 잘 맞아떨어지며 환상의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 김정현은 이번 작품으로 가장 크게 얻은 것이 뭐냐는 질문에는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의 사랑"이라고 답했다.
"시청률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미소 지을 수 있는 훈장을 남길 수 있는 것 같다. 동시에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도 전하고 싶다. 지금도 즐겁고 행복하고 중간중간 친구들한테 문자도 온다. 참 기쁜 일이다."
그만이 소화 가능했던 구승준으로 지난 8주간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김정현.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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