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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멋진 일 해내”…‘스토브리그’ 작가X감독이 밝힌 감동의 비화(종합)[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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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목동)=김노을 기자

스포츠 드라마에 대한 선입견을 깬 ‘스토브리그’의 정동윤 감독, 이신화 작가가 감동의 드라마 뒤에 감춰진 이야기를 소상히 털어놨다.

2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르비제에서 지난 1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정동윤 감독과 이신화 작가가 참석했다.

‘스토브리그’는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최고시청률 19.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이 작가는 이번 드라마가 데뷔작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뛰어난 필력으로 흡인력을 높였고, 정 감독의 탄탄한 연출력도 매회 몰입도를 높이며 빛을 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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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정동윤 감독, 이신화 작가 사진=SBS


이날 이 작가는 ‘스토브리그’가 본격 과몰입 드라마로 거듭난 데 대해 “우리 팀 모두가 감사한 마음”이라며 “저는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이다. 배우들도 끝까지 몰입을 유지해줘서 포상휴가를 가서도 서로를 배역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편했다. 감독님의 연출과 배우들이 만든 드라마가 너무나 만족스럽고, 시청률의 오르내림에 상관없이 멋진 일을 해낸 것 같다”고 밝혔다.

시청자들의 애정 어린 관심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즌2를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해 이 작가는 “몇 가지 아이디어는 있다”면서도 “시즌1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야구는 방대한 소재가 많은 편이라 극화 가능한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 현재로써는 1, 2회 정도의 아이디어만 있을 뿐이다. 16부작을 채울 수 있을 때 시즌2가 가능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어렵다는 편견을 깼다. 당초 이 드라마는 2016년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MBC 편성을 논의했으나 3년 동안 드라마화가 미뤄졌고 SBS에서 편성돼 약 3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정 감독은 “사실 처음 대본을 읽을 때 별다른 기대가 없었다. 그런데 4부까지 몰입감 있게 대본을 읽었고 숨겨진 힘이 느껴졌다. 스포츠 드라마가 성공하기가 어렵고, 제 입으로 성공을 운운하기도 어렵지만 잘 만들어도 욕을 먹는 게 스포츠 드라마 아닌가. 그렇기에 저에게 있어서도 도전이었다. 이후 작가님을 만나자마자 신뢰가 생겼고, 대본을 잘 표현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판단을 내렸다”고 연출을 결정하게 된 당시를 떠올렸다.

이 작가는 ‘스토브리그’를 뚝심 있게 끌고 올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 나이에 갑자기 다른 직업을 찾기도 힘들고, 그만두면 제 인생에 스스로 꼬장 부리는 기분”이라면서 “다른 작품을 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물 잔에 반쯤 채우고 나머지를 안 채우는 기분이라 ‘스토브리그’를 쭉 썼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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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정동윤 감독, 이신화 작가 사진=SBS


배우들과 배역 간 높은 싱크로율도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다. 정 감독은 선수 한 명 한 명 캐스팅에 공을 들였고 이는 곧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배가하는 데 큰 몫을 차지했다. 다수 시청자들은 ‘야구선수가 연기를 한다’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배우 모두가 완벽한 싱크로율로 열연했다.

정 감독은 캐스팅 비화를 묻는 질문에 “우리끼리도 ‘캐스팅은 신의 한수였다’고 말하곤 한다. 연출자 입장에서도 깜짝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배우들은 선수가 아니고 저도 야구를 해본 사람이 아닌데, 배우들이 엄청난 노력 끝에 그럴 듯하게 공을 던져줬다”고 답했다.

드림즈 신임 단장 백승수 역의 남궁민, 운영팀장 이세영 역의 박은빈에 대해서는 “솔직한 편이라 어려움이 없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서로 소통했고, 먼저 다가와줬다. 연기 디렉션을 조심스러워 할 때 ‘더 얘기해주는 게 좋다’고 하더라. 솔직하고 은연 중 저와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을 스스로 낮추는 경향이 있다. 어떤 디렉션이든 잘 받아서 표현해준 게 고맙다. 박은빈 배우도 마찬가지다.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준다. 본인이 생각하는 바가 확실히 있는 연기파라 대화를 나눌 때도 편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스토브리그’와 실제 야구 혹은 선수들간 공통점을 짚어내기도 했다. 특정 역할의 배경과 실제 선수의 사례를 비교하며 분석하는 재미를 시청자들 스스로 높인 것. 이에 대해 이 작가는 “실제 사례를 통한 것도 있지만 스토브리그 기간에 마땅히 필요한 것 위주로 구성했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드라마이기 때문에 드림즈라는 가상 구단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실화를 참고하기도 했지만 아예 참고하지 않고 극성을 위해 넣은 것도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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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 정동윤 감독, 이신화 작가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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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쉬운 점은 하나도 없다”면서 “제 능력이 출중해서가 아니라 제가 가진 능력을 다 쥐어짠 것 같기 때문이다. 이에 최대치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계획한 결말까지 완수했고, 그걸 함께 도와준 좋은 분들을 만나고 알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다. 이 필드에서 소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극중 완결성을 가진 러브라인이 부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막극 습작을 할 때도 키스신을 써본 적이 없다. 담백하게 쓰고 싶어서 노력하는 편인데 감독님은 저보다 더 담백하다. 워낙 쓰고 싶은 장르가 다양해서 다른 종목을 본격적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저와 감독님의 공통점이 주짓수를 각자 다른 곳에서 수련해서 농담으로 주짓수 드라마를 만들자고 나누기도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정 감독은 깊은 인상을 남긴 엔딩씬에 대해 “백승수가 마지막에 우리를 보며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말해주는 엔딩이 그 장면을 보는 개인이 백승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기 바랐다”고 감춰진 의미를 밝혔다. sunset@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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