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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낯설지만 날선 KIA의 스프링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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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유격수-3번타자 최형우

고정관념 없는 새 감독 '새판짜기'

KIA 타이거즈가 2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테리파크 스포츠콤플렉스에서 현지 독립리그 연합 팀(포트로더데일)과 평가전을 치러 11-5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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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훈련하는 KIA 타이거즈. [포트 마이어스(미국 플로리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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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의 연장인 이 경기는 이닝당 투구 수 제한(15개 초과시 한 타자 더 상대 후 이닝 종료) 등 특별 룰을 적용했다. 전력 평가를 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이번 주 시작된 실전 경기를 통해 KIA의 2020년 라인업이 어느 정도 드러나고 있다.

상위 타순이 상당 폭 바뀌었다. 지난해 주전 3루수를 꿰찬 뒤 올해 유격수로 뛰는 박찬호가 1번타자, 지난해까지 붙박이 유격수였던 김선빈이 2루수·2번타자로 나섰다. 박찬호의 성장과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롯데)의 이적이 맞물린 결과였다. 박찬호는 3타수 1안타, 김선빈은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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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하는 타이거즈 선수들. [포트 마이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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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4번을 맡았던 최형우가 평가전에서는 3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최형우는 3회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5회 스프링캠프 첫 홈런(좌월 1점)을 때렸다. 최형우는 앞선 23일 경기에서는 2루타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날리는 등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최형우가 3번으로 이동한 건 4번타자로 나지완이 낙점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56경기에서 타율 0.186, 6홈런에 그친 나지완에게 맷 윌리엄스 신임 KIA 감독이 큰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나지완은 이날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5번타자로는 외국인 터커가 나서 3타수 1안타를 때렸다.

KIA는 리더십의 교체기에 있다. 구단 역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윌리엄스는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스펙'을 갖췄다. 198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내셔널리그 홈런왕(1994년), 타점왕(1990년)을 차지했고 총 5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다. 지도자로서는 2014년 워싱턴 내셔널스를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어 '올해의 감독상'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선수로서도, 리더로서도 KBO리그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덕분에 그의 권위는 상당히 강한 편이다. 과거 성적이나 고정관념에 매달리지 않고 그의 눈으로 KIA의 2020년 라인업을 짜고 있다. 그는 "KIA에 젊은 유망주가 많이 보인다. 도전이자 기회인 이 자리가 지금까지 상당히 재미있다"며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 중이다. 선수들도 나와 내 방식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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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맷 윌리엄스 감독. [포트 마이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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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부터 20일 동안 KIA는 '사흘 훈련-하루 휴식' 일정으로 캠프 일정을 소화했다. 강훈련과 휴식이 반복되는 한국식 훈련이었다. 21일부터는 메이저리그 스타일로 저강도 훈련·경기를 휴일 없이 치르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휴식을 하면 리듬이 깨질 수 있다. 효율적으로 정규시즌을 준비하기 위해선 강도가 약간 낮더라도 휴식일 없이 매일 훈련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강타자 출신이지만 투수력과 수비를 중시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농담을 걸면서도 그라운드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보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모든 선수가 지금까지 훈련에 집중해 몸 상태를 많이 끌어올렸다"며 "바로 실전 경기를 치를 수 있을 정도"라며 만족해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부드럽지만, 큰 폭의 변화속에서 선수단은 날선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7위에 그친 KIA는 눈에 띄는 전력 보강 없이 새 시즌을 맞이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시스템과 분위기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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