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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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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공포' 외인 3명 한국 탈출, 프로농구 중단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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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이탈로 리그 파행 불가피

외국인 2명 빠진 부산 KT 불공평

국내선수도 불안, 한달 연기 방안도

일본 남녀프로농구는 리그 중단

중앙일보

코로나19 공포로 자진 퇴단한 부산 KT 외국인선수 멀린스. [사진 부산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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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남자프로농구 외국인선수들이 도미노처럼 이탈하면서, 리그 중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3명이나 팀을 떠났다. 고양 오리온 보리스 사보비치(세르비아)가 지난 27일 아내가 출산을 앞두고 있다며 자진 퇴단했다. 같은날 부산 KT 바이런 멀린스도 마음을 바꿔먹고 한국을 떠나기고 했다. 전날 KT 앨런 더햄도 “코로나가 무섭다”며 연봉 포기는 물론 영구제명도 각오한채 한국을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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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증이 확산되면서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도중 자진해서 팀을 떠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자진 퇴출한 의사를 밝힌 KT 더햄, 오리온 사보비치, KT 멀린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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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린스는 소셜미디어에 ‘코로나 바이러스 숫자 2000명인 KBL(한국프로농구연맹), 900명인 B.리그(일본프로농구) 중 선수들 건강을 생각해 어떤 리그가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글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일본남자프로농구는 최근 99경기를 연기했고, 일본여자프로농구는 정규리그를 취소했다. 일본 정부가 2주간 리그 중단·연기·축소를 요청하자, 일본남녀프로농구는 선수와 팬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내남자프로농구는 26일부터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외국인선수가 줄줄이 이탈하면서 리그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손대범 KBS 해설위원은 “국내프로농구는 무관중 경기로 비즈니스 기능을 상실했다. 한편으로는 KBL도 중계권과 스폰서 계약 등이 얽혀있어 고민이 클거다. 리그 중단보다는 일단 연기가 낫지 않나싶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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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경기에서 SK 워니가 KT 허훈을 앞에두고 레이업슛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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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청한 프로농구 A구단 B씨는 “당장 리그를 중단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어제 KT 경기를 보니 이렇게 경기하는게 의미가 있나 싶다. 한 팀은 외국인선수가 2명 뛰고, 한팀은 0명인건 불공평하다. 정말 리그를 끝까치 치르고 싶다면, 차라리 하루에 한 경기장에 5경기씩 몰아 치르고 빨리 끝나는게 나을판”이라고 말했다. 27일 외국인선수 2명이 이탈한 KT는, 외국인선수 2명 모두 뛴 SK에 74-95 대패를 당했다.

외국인선수 중에는 지방경기 출전을 거부하거나, 추가로 팀을 떠나는걸 고민 중인 선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영남 지역이 연고지(부산·울산·창원)인 팀이 셋이나 된다. 창원 LG 캐디 라렌은 소셜미디어에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란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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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LG 서민수가 오리온 사보비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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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구단 D 감독은 “외국인선수가 계약을 파기할 경우 선수 박탈 징계를 받는건 어떻게 보면 협박 아닌가. 외국인선수 중 울며 겨자먹기로 참고 뛰거나 불만 가득한 선수도 있을거다. 국내선수들도 말을 못해서 그렇지 불안해하고 있다”며 “이 시점에서 연기하고, 한 라운드를 줄이고 나중에 플레이오프를 치르는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무관중 경기지만 경기당 선수단·중계 제작진·경기 운영진·취재진 등 100~150명이 몰린다. 리그 구성원 모두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E구단 F 사무국장은 “한달간 리그를 중단하고 코로나 확산여부를 지켜본 뒤 재개하는게 나아보인다. 다만 리그 일시 중단할 경우 외국인선수들의 추가이탈도 우려된다. 나중에 공평하게 국내선수로만 경기를 치를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KBL은 외국인선수 도미노 이탈과 관련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주 긴급 이사회가 소집될 수도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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