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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뛰는 1루수 오태곤, kt 발야구 마지막 퍼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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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성범 기자

1루수 앞에는 보통 '장타력 있는' '한방을 갖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그러나 오태곤(29)은 다른 수식어를 준비하고 있다. ‘뛰는 1루수’로 이강철(54)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한다.

오태곤은 지난 시즌 123경기 타율 0.250 6홈런 34타점 19도루를 기록했다. 주로 1루수로 나선 것에 비해 공격력은 기대치에 못 미쳤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주어진 위치는 ‘주전 1루수 후보’다. kt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애리조나에서 문상철(29)과 1루수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오태곤은 다시 찾아온 경쟁에 대해 “11년째 경쟁 중이다”라며 “경쟁이라는 것은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기회를) 못 잡아서 하는 것이다. 또 한 번 이겨내서 개막전부터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마음을 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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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곤은 스프링캠프에서 1루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동력을 통해 이강철 감독에게 어필하고자 한다. 사진=kt위즈 제공


경쟁 속에서도 오태곤은 계획이 다 있었다. 장기인 빠른 발로 어필하겠다는 것. “감독님이 발야구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뗀 오태곤은 “(감독님) 구상이 어떤 건지 얼른 파악해서 그런 방향으로 가야 된다. 난 도루도 자신 있고 발도 빠르다. 1루수가 9번이라 하는데 내가 살아나가면 (심)우준이, (김)민혁이도 빠르니까 극대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오태곤의 언급대로 이강철 감독은 기동력 야구를 선호하는 편이다. 2017-2018년 팀 도루 개수가 86개-80개였던 kt는 이 감독 부임 이후 104개로 껑충 뛰어올랐다. 도루 성공률도 70.3%로 크게 개선된 시즌이었다(2017년 62.8%, 2018년 58.4%).

이강철 감독은 이번 시즌 기동력 야구에 더 투자하려 한다. 시즌 종료 후 과거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 함께했던 최만호(46) 코치를 작전·주루 코치로 임명했다. 스프링캠프에선 테이블세터도 일찌감치 정해뒀다. 심우준(25)이 1번, 김민혁(25)이 2번이다. 지난 시즌 각각 24도루-22도루로 리그 7, 9위에 올랐다. 발빠른 타자를 상위 타순에 배치해 상대를 괴롭히겠다는 의중이다.

19도루를 기록한 1루수 오태곤은 이 감독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카드다. 9번타자에 배치된다면 20도루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9-1-2번 타순이 만들어진다. 1루 포지션에 장타를 보충할 수 없는 여건이라면 팀 성향을 살릴 수 있는 기용이 플랜B가 될 수 있다.

오태곤은 “방망이도 방망이지만 수비도 자신 있다”라며 어필을 마쳤다. 경쟁을 이겨내 발야구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ungbean2@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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