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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집엔 갈 수 있을까?” 날벼락 맞은 삼성·LG, 바람 앞의 등불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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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폭풍전야.’ 급변하는 프로야구 삼성과 LG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다. 부랴부랴 소나기를 피했더니 예상 밖의 암초에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캠프 기간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결정했건만 일본 정부의 태도 돌변에 선수단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세’에 선수단은 바람 앞의 등불 같다.

6일 귀국할 예정이었던 삼성은 15일까지 오키나와에 체류한다. 연고지인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피해가 커 캠프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 11일 귀국하는 LG도 삼성을 따라 남고자 했다. 오키나와에서 일주일여 추가 훈련하기로 추진했고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졌다.

매일경제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오는 9일 오전 0시부터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면서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진(日 오키나와)=이상철 기자


야구장 대관 및 숙소 연장 계약이 어려워 예정대로 돌아와야 했던 구단은 삼성과 LG가 부럽기만 했다.

그렇지만 날벼락이 떨어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5일 코로나19 대책 본부 회의를 열고 9일 오전 0시부터 한국과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에 대해 지정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도록 했다. 삼성은 1월 30일, LG는 2월 26일 오키나와에 도착했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오는 항공편은 도쿄 인근 나리타공항과 오사카 간사이공항으로 한정한다. 즉, 오키나와 나하공항에서는 한국행 비행기가 뜰 수 없다.

나리타공항 혹은 간사이공항을 경유해 돌아가는 방법뿐이다. 전세기 이용도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2시간이면 오갔던 하늘길을 크게 돌아가야 한다.

산 넘어 산이다. 삼성과 LG는 항공사와 협의를 진행하나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다. 해결책 마련도 시간이 필요하다.

가뜩이나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던 선수단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제때 한국에 온전히 돌아갈 수 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전세기도 가능한데 이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시로 등장하는 변수에 하나부터 열까지 불확실하다. 허삼영 감독은 “(예민한 부분이어서)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나흘 뒤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라며 “(관리가 중요한 만큼) 선참들을 불러 후배들을 잘 다독일 것을 당부했다”라고 말했다. 그의 표정은 밝을 수 없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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