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패했지만 체이스센터를 가득 메운 골든스테이트 팬들이 오랜만에 흥분한 건 팀의 상징인 커리가 오랜 부상 공백을 마치고 코트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커리는 이번 시즌을 시작하고 네 경기 만인 지난해 10월 피닉스 선스와 치른 경기에서 왼손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고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었다.
커리는 이날 길지 않은 시간(27분)을 뛰면서도 23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전매특허인 3점슛은 아직 영점이 잡히지 않은 모습(12개 중 3개 성공)이었지만, 2쿼터 막판 10m 정도 거리에서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진 장거리 3점슛이 림을 통과하며 슈퍼스타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팬들은 건강하게 돌아온 에이스에게 경기 막판 'MVP'를 연호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3쿼터에도 커리는 토론토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66대75로 뒤진 상황에서 토론토 가드 카일 라우리를 제친 후 코트 정면에서 날린 3점슛이 그대로 빨려들어갔다. 파울까지 얻어낸 4점 플레이는 전성기 커리가 자주 연출하던 모습이었다. 커리와 함께 골든스테이트 왕조를 함께했던 클레이 톰프슨과 드레이먼드 그린도 벤치에 앉아 커리에게 박수를 보냈다.
직전 5시즌 내내 NBA 파이널에 진출하고 이 중 세 번을 우승한 2010년대 최강팀 골든스테이트는 이번 시즌 에이스 케빈 듀랜트의 이적, 톰프슨과 커리의 부상을 겪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 5년 내내 7할에서 8할 이상까지 승률을 기록하던 팀이 한 시즌 만에 동네북으로 전락하면서 8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핵심 주전에 벤치 멤버도 약해진 골든스테이트가 커리 한 선수의 복귀만으로 남은 시즌에 반등하기는 어렵다. 다만 거액을 투자해 새로 지은 골든스테이트 홈구장은 상식 밖인 초장거리 3점슛을 보기 위한 팬들로 북적일 전망이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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