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7번째로 라 리가 그라운드 밟아 / 스페인식 패스축구에 녹아들며 / 에이바르 상대 2-1 승리 한 몫 / 강등권 승점차 1점으로 좁혀 / 이승우,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 후반 근육 부상… 교체 아쉬움
마요르카 기성용(왼쪽)이 7일 스페인 에이바르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열린 에이바르와의 리그 경기에 교체 투입돼 수비를 펼치고 있다. 에이바르=EPA연합뉴스 |
손흥민, 황희찬, 황의조 등이 대활약하는 최근 유럽축구를 지켜보는 국내 축구팬들에게 기성용(31)과 이승우(23)는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기성용은 올 시즌 뉴캐슬에 새로 부임한 스티브 부르스 감독에게 선택받지 못하며 전반기 대부분을 벤치에서 보냈다. 이탈리아리그를 떠나 벨기에리그 신트트라위던에서 새출발한 이승우는 아예 데뷔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두 명의 스타가 제대로 기회를 받지 못하며 멈춰선 채 서서히 가라앉는 모습은 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멈춰 있던 두 선수의 시계가 비로소 돌아가기 시작했다. 뉴캐슬을 떠난 뒤 지난달 스페인 리그의 마요르카와 계약한 기성용은 7일 밤 스페인 에이바르의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열린 에이바르와의 2019~2020시즌 정규리그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소속팀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37분 교체 투입되며 라 리가에 데뷔한 7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전반기 뉴캐슬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아직 실전감각이 부족하지만 마요르카는 꼭 필요했던 순간에 주저 없이 기성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 42분 터진 다니 로드리게스(32)의 골로 1-0으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중반 기성용 투입을 준비한 것. 마침 기성용이 교체를 위해 사이드라인에 서 있던 후반 33분 일본 출신의 유망주 구보 다케후사(19)가 골을 터뜨려 좀 더 편안한 상태에서 그라운드를 밟았고, 이후 무난하게 나머지 시간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특유의 패스 센스와 기술로 짧은 시간에 스페인식 패스축구에 녹아드는 모습을 보여 남은 시즌을 기대케 했다.
마요르카는 후반 47분 에이바르 페드로 비가스(30)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으며 2-1로 승리했다. 올 시즌 첫 번째 원정 경기 승리로 기성용도 새 팀메이트들과 뜻깊은 승리를 자축했다. 순위는 여전히 강등권인 18위이지만 승점 3점을 추가하며 7승4무16패 승점 25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와의 승점차도 1로 좁혔다.
지난달 29일 새 소속팀 신트트라위던에서 첫 번째로 선발출장을 했던 이승우는 2경기 연속으로 받아낸 선발 기회에서 마침내 깊은 인상을 주는 데에 성공했다. 그는 8일 벨기에 리에주의 스타드 모리스 뒤프란에서 스탕다르 리에주와 치른 2019-2020시즌 정규리그 29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22분까지 뛰었다.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신트트라위던 영입 후 최고 활약을 펼쳤다. 전반 9분 만에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고, 여러 차례 돌파와 크로스를 선보이며 이날 팀이 만든 3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해냈다.
아쉬운 것은 부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후반 19분경 이승우가 벤치에 근육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다행히 통증이 가벼운 근육경련으로 드러나 향후 경기 출장에는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승우는 이날 넓힌 팀 내 입지로 더 많은 출장시간을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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