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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홈구장은 대구, 훈련장은 경산… 日서 귀국한 삼성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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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15일까지 오키나와 일정

발 묶일까봐 급히 항공편 마련, 11일부터 훈련 들어가 조마조마

일부 구단 외국인 선수들은 고국으로 보내… 개막 직전 복귀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보통 긴 해외 일정을 마치고 나면 고된 모습 속에서도 밝은 표정으로 귀국하는 게 보통이지만, 우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선수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대구의 확진자는 5000명이 넘는다. 전체 확진자 중 약 75%에 해당한다. 2군 경기장인 볼파크가 있는 경북 경산 역시 400여명의 확진자가 나와 대구·청도에 이어 정부가 세 번째로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귀국길도 고난, 국내 와도 걱정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인천공항에서 "캠프 동안 기본기, 팀 전술, 팀 워크를 잘 다지면서 훈련 성과가 생각 이상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목소리는 푹 가라앉아 있었다. 올해부터 주장을 맡은 박해민도 "대구가 특히 큰 피해를 입어 가족 때문에 걱정 속에서 훈련했다"며 "한 명이라도 걸리면 리그에 영향을 미치니 선수들끼리 좀 더 조심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8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시범경기 취소로 인해 15일 귀국하기로 했던 삼성 선수단은 일본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인해 비행편이 줄어들면서 일정을 앞당겨 귀국했다. /허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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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당초 15일까지 일본 오키나와에 머물 예정이었다. 시범경기가 취소되면서 6일이던 귀국 예정일을 한 번 미뤘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9일부터 비행편이 확 줄어들어 자칫 발을 묶일 처지에 놓였다. 오키나와~인천 직항편을 구하지 못한 삼성은 급히 항공편을 수배한 끝에 선수단을 둘로 나눠 후쿠오카와 미야자키를 경유해서 귀국했다. 피로감이 두 배 이상이었다.

귀국해도 걱정이 태산이다. 귀국 후 각자 집으로 돌아간 삼성 선수들은 11일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경산 볼파크에서 훈련을 재개한다. 대구 이외 지역 훈련도 검토했으나 제2 구장인 포항 야구장 등 다른 곳은 이용할 수 없었다. 각 지자체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운동장 사용을 불허하고 있다.

대구에서 훈련할 1군 선수 중에는 자택에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 관계자는 "라이온즈파크에선 열 감지 카메라로 수시로 발열 여부를 체크하는 등 방역 체계를 철저히 갖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지역 사회와 접촉이 있을 수밖에 없다. 완벽한 방역 자체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허삼영 감독은 "외부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식사도 야구장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로 가는 대신 국내에 잔류한 선수들이 2월 말부터 이미 훈련에 돌입한 경산 볼파크는 외부 출입 인원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선수들은 외부와 격리된 상태로 합숙 훈련을 소화하면서 시즌을 준비한다.

삼성뿐 아니라 다른 구단 역시 출퇴근 훈련을 예정하고 있다. LG만 이천 합숙훈련을 결정했다.

◇외국인 선수, 일단 집으로

삼성은 귀국할 때 일단 외국인 선수 벤 라이블리와 데이비드 뷰캐넌, 타일러 살라디노(이상 미국)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세 선수는 이날 일본 나리타 공항을 경유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삼성은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구단이 먼저 미국행을 제안했다. 정규시즌 일정이 확정되면 개막 2주 전 한국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7일 귀국한 LG는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이상 미국), 로베르토 라모스(멕시코)를 고국으로 보냈다. 윌슨은 모교 버지니아대, 켈리는 친척이 코치로 있는 애리조나대에서 훈련한다. 라모스는 멕시코 집 근처 연습장에서 배트를 휘두르며 시즌을 준비한다.

대만 가오슝에서 훈련을 마치고 10일 돌아오는 키움도 제이크 브리검, 에릭 요키시, 테일러 모터(이상 미국)의 한국 입국을 미루기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KT와 한화 역시 외국인 선수들이 추후 합류한다.

반면 8일 귀국한 두산과 NC는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11일부터 정상 훈련에 참가한다. 가장 늦게 한국으로 돌아오는 팀은 미국에서 연장 훈련을 하기로 한 KIA와 롯데다.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KIA는 15~16일, 호주에서 훈련 중인 롯데는 17일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귀국할 예정이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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