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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 기성용, 웃음기 가득했던 데뷔전… ‘즐기는 축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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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기성용(32·마요르카)의 표정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 생존을 위해 전쟁터 같은 그라운드를 달려야 했던 그가 이제는 즐기는 축구 속으로 빠져든다.

마요르카의 미드필더 기성용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첫 무대를 밟았다. 지난 7일(한국시간) 에이바르와의 2019~2020시즌 정규리그 28라운드 원정경기에 후반 37분 쿠보 다케후사(일본)와 교체돼 겨기 종료까지 뛰었다. 이로써 기성용은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박주영(셀타 비고), 이강인(발렌시아) 등에 이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뛴 7번째 한국인 선수로 역사를 새겼다.

이날 기성용의 플레이는 전성기 시절의 움직임과는 조금 달랐다. 둔탁했고, 매끄럽지 못했다. 당연한 결과다. 앞서 2019~2020시즌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뉴캐슬에서 시작했던 기성용은 전반기 단 4경기(정규리그 3경기, FA컵 1경기) 출전에 그쳤다. 10월을 기점으로 이적 전까지 5개월 동안은 FA컵 1경기 37분 출전이 전부였다. 그만큼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비센테 모레노 마요르카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성용은 경험이 풍부한 선수이다. 경기 감각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험으로 채워 줄 것”이라며 “경기 감각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무적인 것은 바로 기성용의 표정이었다. 2-0으로 앞선 후반 37분 교체 라인에 섰다. 강등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마요르카 입장에서 승리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감독과 코치진은 기성용에게 전술적 상황과 임무를 설명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기성용의 표정은 평온했고, 그라운드를 밟으며 미소까지 지었다. 투입 후 경기 감각은 떨어져 보였지만, 기본적으로 압박이나 볼 간수 등 기본적인 플레이는 여전히 안정적이었다. 승리로 경기를 마친 후에는 자신과 교체한 쿠보와 얼싸안으며 활짝 웃었고, 라커룸에서 동료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할 때도 해맑은 표정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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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후 데뷔전이라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뛰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기성용도 그렇게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무대에서 생존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든 기성용은 그라운드를 누비는 순간순간을 즐기려는 모습이었다. K리그 복귀를 원했지만, 큰 상처를 받았기에 그 마음은 더 간절해 보였다.

기성용은 마요르카와 오는 6월까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사실상 남은 시간은 3개월이다. 이후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할 순 없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할 수밖에 없다. 웃음기 가득한, 축구를 즐기려는 그의 모습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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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RCD 마요르카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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