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KLPGA 국내 개막전인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조아연이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난감한 상황입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정규투어 개막 여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KLPGA 인기와 규모, 후원사 입장 등을 고려하면 개막하는 게 맞지만, 현실적인 국내외 상황을 들여다보면 강행할 수도 없다. 매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부 발표를 예의주시하면서 여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KLPGA 국내 개막전은 내달 9일부터 나흘간 제주에서 열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이다. 이미 4월 17일부터 치를 예정이던 두 번째 대회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는 취소가 확정됐다. 국내 개막전을 정상적으로 치르더라도 1주간 강제 휴식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다. 개막을 아예 늦춰 안전한 상태로 대회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오는게 당연하다.
여자프로대회는 남자대회와 달리 많은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는다. 취재진도 남자대회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모인다. 특히 국내 개막전은 겨우내 샷을 가다듬은 KLPGA 톱 클래스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무대라 어느 대회보다 관심이 뜨겁다. 중계진과 취재진, 갤러리, 대회 관계자, 선수 관계자 등을 합하면 1000명 이상 클럽하우스를 오간다. 클럽하우스 내 식당도 선수단 휴식공간과 동선이 겹치는 등 불안요소가 있다. 대회장에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발견되면 모두 격리해야 한다. 이미 KBO리그는 키움 2군 선수 한 명이 16일 의심증상을 보여 1, 2군 훈련을 모두 취소했다. 해당 선수와 같은 비행기로 전지훈련지에서 복귀한 두산도 이날 훈련을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의심증상자가 확진자로 변경될 경우 파장은 상상하기도 끔찍하다. 골프 선수들도 연습라운드나 퍼팅연습장 등에서 밀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자가 격리 수순이 불가피하다.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KLPGA의 결정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미국이 코로나19로 남녀 프로대회 일정을 모두 취소한 점이다. 심지어 ‘명인열전’으로 매년 엄청난 화제를 몰고 다니는 마스터스까지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KLPGA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타이틀 스폰서사와 대회 관계사간 협의를 통해 조만간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2주 이상 연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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