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팬데믹 이후 전세계 골프투어 연기 또는 취소와 배치
한국청소년골프협회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충남 태안 솔라고CC에서 회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전 세계 골프투어가 예정된 대회를 연기 또는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회 개최를 강행한 것은 이 단체가 유일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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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골프투어가 예정됐던 대회를 줄줄이 취소 또는 연기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국내 한 골프단체가 골프대회 개최를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그것도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한 대회여서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의 단체는 한국청소년골프협회(이하 KYGA)다. 이 단체는 지난 18일과 19일 이틀간에 걸쳐 충남 태안에 위치한 솔라고CC에서 '제15회 KYGA회장배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는 전국에서 온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남녀 골프선수 100여명이 출전했다. 코로나19로 당초 예상했던 200명 이상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게 이 단체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KYGA는 2005년 문화체육관광부 인가에 의해 설립됐다. 이 단체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설립 취지를 보면 '청소년 골프선수들의 실전 경험을 통한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전국 규모 청소년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유망주를 선발하여 장학금 및 골프용품 등을 지원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선수를 발굴, 육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 개최로 설립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으로 세계골프는 그야말로 셧다운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 등 11개 대회를 연기하거나 취소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을 비롯해 4월 말까지 예정된 대회 개최를 대부분 취소했다. 유럽프로골프투어와 아시안투어도 마찬가지다.
세계골프를 대표하는 이들 투어가 일정 변경을 단행한 것은 구성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모든 사람들의 안전한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비롯한 선수들이 자신들이 속한 투어의 결정에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보이면서 적극 동참하는 이유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KYGA의 이번 대회 개최는 어떤 이유로도 납득이 안간다. 더욱이 청소년들의 건강을 담보로 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단체의 사무국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대회라기 보다는 연습 라운드로 보면 된다.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준수사항을 고지한 것은 물론 가급적 출전을 자제해달라고 했다"면서 "학부모들의 성화에 못이겨 대회를 개최하게 됐는데 이렇게 문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검역을 사전에 했다. 스코어카드를 제출하지 않고 스마트스코어로 대체했다. 시상식도 별도로 진행하지 않았다"면서 "관할 지자체인 태안시청 담당 부서에서도 현장을 찾아 살펴본 뒤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제도권 단체라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향후 예정된 대회 개최 여부는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와 달리 대한골프협회(KGA)와 한국중고골프연맹은 3월과 4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주니어골프대회를 연기 또는 취소하기로 했다. KGA 오철규 사무처장은 "선수들의 건강이 가장 우선이다. 그래서 3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제주도지사배는 9월로 연기됐고, 5월에 열리기로 했던 베어크리크배는 취소됐다. 협회 산하단체인 중고연맹 대회도 일정 변경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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