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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김대호의 야구생각] KBO는 ‘희망고문’ 그만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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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에서 4월 말 그리고 5월 초. 한국 프로야구의 개막일이 정처 없이 미뤄지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은 당장에라도 개막할 것처럼 훈련을 한다. 투수들은 시즌 때와 진배없는 피칭을 한다. 팀마다 하루걸러 청백전을 하면서 언제 닥칠지 모를 개막전을 준비하고 있다. 외신들은 개막일도 모른 채 청백전을 하고 있는 한국야구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다.

지금 같은 형국이라면 5월 개막도 장담할 수 없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7일 기준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만331명이다. 6일 오후 6시 기준 자가격리자 수는 4만6566명이다. 굳이 미국이나 유럽 상황을 따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방역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에 이르려면 아직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방송에서 “하루 확진자가 0명이 된다 해도 일상 복귀가 가능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여전히 감염자가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전염 가능성이 남아 있다면 정상적인 사회활동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매일경제

코로나19에 따른 프로야구 개막이 기약없이 늦춰지고 있다. KBO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사진=MK스포츠 DB


이 시점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묻지 않을 수 없다. KBO는 아직도 144경기를 다 치를 계획을 갖고 있는가? 5월 초엔 개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가? 이제 ‘희망고문’은 제발 멈추기 바란다. 벌써 처음 개막일에서 한 달 이상 미뤄졌다. 앞으로 또 한 달 이상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언제까지 선수들에게 기약 없는 훈련을 강요할 것인가.

KBO는 지금이라도 코로나19의 진행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각 구단에 지침을 내려야 한다. 한 주 한 주 늦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해 개막일을 정해야 한다.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돌아온 지 한 달이 넘었다. 제대로 된 휴식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훈련과 청백전을 반복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효과는 사실상 없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각 구단 관계자와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KBO만 바라보고 있다. 지금처럼 KBO의 책임이 막중한 적이 없다. 사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급속도로 번지기 시작한 2월 하순 KBO가 똑바로 조치를 취했다면 구단이나 선수들도 우왕좌왕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당시부터 올해 프로야구가 통째로 날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KBO는 1~2주 뒤 개막할 것처럼 움직였다.

5월 초에 개막한다면 한 달. 6월 초에 개막한다면 두 달이 남았다. 개막일을 알고 훈련하는 것과 기약 없이 훈련하는 것과는 그 효과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프로야구 개막일을 기다리는 팬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KBO가 프로야구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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