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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인싸만 아는 내용 가득' 구단 자체중계가 증명한 새 방향[SS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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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차명석 단장(오른쪽)이 잠실 청백전에서 해설자로 나서 구단 자체중계에 참여하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구단에서 시간을 두고 키우는 선수입니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힘도 붙었고 폼도 안정됐어요. 올해는 더 많이 1군에 나올 겁니다.”

야구팬들에게 그야말로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됐다. 단순한 구단 자체중계가 아닌 TV 중계를 방불케 하는 고화질과 카메라워크로 기대 이상의 화면을 선물한다. 해설은 압도적이다. 누구보다 구단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는 구단 관계자가 마스크를 잡아 선수들의 특징과 성장 과정을 정확하게 전달한다.

KBO리그 10구단은 지난달 중순부터 청백전을 진행하고 있다. 시범경기가 진행돼야 하는 시기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일정이 연기됐다. 결국 각 구단들은 인원을 최소화한 채 실전을 치를 수 있는 청백전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야구에 목마른 팬들을 위해 뉴미디어 자체 중계 채널을 통해 청백전을 생중계한다. 흥미로은 것은 해설진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SNS로 중계했던 롯데 성민규 단장을 시작으로 LG 차명석 단장과 한화 정민철 단장, 그리고 SK 최홍성 외국인 스카우트 등이 야구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깊이있는 해설과 더불어 뉴미디어의 장점도 고스란히 살린다.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하며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LG 차 단장은 현재 재활군에 있는 선수들의 몸상태와 복귀 일정 등을 상세히 답한다. 더불어 신예 선수들의 군복무 시점과 전역 후 보직 등 앞으로 계획을 설명한다. 현재 군복무 중인 선수들의 전역시점, 그리고 트레이드 논의와 같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도 과감하게 털어놓는다. 차 단장은 “지금 구단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팬들에게 이런 즐거움이라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 마이크를 잡게 됐다”며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많이 전해드리고 싶다. 라커룸에서 있었던 일이나 트레이드설 같은 것에 대한 답변도 최대한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이러한 시도가 구단 전문 방송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ML) 30구단이 각자 전문 방송 시스템을 구축한 것처럼 KBO리그 또한 머지않은 시점에서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구단 전문 방송의 시대가 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ML가 현역 출신 선수들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구단 전문 방송을 진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KBO리그도 정규시즌 모든 경기를 그 팀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 맡아서 해설할 수 있다. 단순한 편파 중계가 아닌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현장과 팬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다. 60년이 넘게 다저스의 목소리로 자리한 빈 스컬리와 샌프란시스코 존 밀러, 양키스 전문 방송국 YES 네트워크의 마이클 케이, 혹은 현역시절 메츠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SNY 키스 에르난데스, 론 달링 해설자와 같은 인물이 KBO리그 구단 전문 방송에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환경은 조성돼 있다. 특히 통신사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KT, SK, LG는 언제든 가능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월 통신·포털 사업자와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 해설자와 캐스터가 좋다. 전국중계 경기를 반대한다”고 외치는 ML 팬들처럼 KBO리그 팬들도 구단 전문 해설자를 맞이하는 시대가 열릴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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