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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롯데 외인 3총사의 '슬기로운 부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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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트레일리, 샘슨, 마차도(왼쪽부터). 제공 | 롯데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롯데는 올시즌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를 모두 새 얼굴로 채웠다. 2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에서 상견례를 마치 이들은 구단이 준 특별휴가도 반납하고 선수단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제 부산 땅을 밟은 지도 한 달째다. 현재까지 롯데 외인 3총사의 ‘슬기로운 부산생활’을 들여다보자.

#외인 타자 딕슨 마차도(28)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한글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누구의 추천도 없이 자신이 직접 골랐다. 야수 전담 지승재 통역은 모국어가 스페인어인 마차도가 쉽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두 언어가 병기된 교재를 선물했다. 라커룸에서도 쉬는 시간 틈틈이 한글 공부에 매진한 지 3주 차. 특유의 적극적이고 유쾌한 성격 덕분에 놀랍도록 실력이 늘었다. 얼마 전에는 “주세요”를 연습하기 위해 외인들끼리만 식당을 찾아 이것저것 시켜먹는 데 성공했다. “잘한다”를 외운 건 벤치에서 응원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연기도 수준급이다. 뭔가 귀찮은 일을 받을 때마다 “한국어 몰라요”라고 답하는 중이다. 천연덕스러운 표정까지 더해져 시키는 선배들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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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슨 마차도. 제공 | 롯데


#외인 투수 원-투펀치 댄 스트레일리(32)와 아드리안 샘슨(29)은 이웃 주민이다. 같은 아파트 위·아래층에 살며 부산에서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하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선배미’도 똑 닮았다. 스트레일리는 한국에 돌아온 후 2019년 신인 서준원(20)과 저녁을 먹었다. 말도 잘 안 통하는 다른 국적인 데다가 나이도 띠동갑 차이가 나지만, 스트레일리가 먼저 밥을 사주겠다고 제안해 자리를 만들었다. 샘슨은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는 김건국(32)에게 모든 영업 비밀을 전수하고 있다. 변화구 그립은 물론 던지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불펜 피칭을 할 때는 따로 뒤에서 챙겨본다. 메이저리그 출신 두 투수는 “이제 와서 숨겨봤자 무슨 의미가 있느냐. 모든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다. 전부 알려주겠다”고 입을 모은다. 둘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돕고 있는 배우현 통역은 “KIA, 한화, 키움까지 여러 팀을 거쳤지만, 만났던 선수 중에서도 최고”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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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일리. 제공 | 롯데


#밖으로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식 적응에 어려워하는 외인들이 적지 않다. 외부에서 피자나 햄버거를 무사히 공수하는 게 통역의 주 업무가 될 때도 있다. 그러나 셋은 구장에 차려진 선수단 식단을 함께 먹는다. 군말 없이 요기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말 맛있게 잘 먹는다. 투수 둘은 가리는 음식도 없을 정도로 무던한 입맛의 소유자들이다. 마차도는 독특한 호불호가 있다. 두부는 식감이 익숙지 않다. 배추김치는 못 먹지만, 부추김치와 파김치는 또 잘 먹는다. 국수를 가장 좋아하는데, ‘잡채’가 나오는 날은 식판을 들고 오가느라 바쁘다. 급기야는 직접 만들어보겠다며 집 앞 마트에서 당면을 사 들고 귀가했다. 성공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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