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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 일정이 중단된 가운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여자골퍼들이 대부분 한국으로 돌아와 훈련과 휴식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일찌감치 한국에 돌아온 고진영(25·솔레어), 김세영(27·미래에셋), 이정은(24·대방건설), 박인비(32·KB금융그룹), 김효주(25·롯데), 유소연(30·메디힐)에 이어 마지막까지 미국에서 LPGA 투어 재개를 기다리며 훈련을 하던 '남달라' 박성현(27·솔레어)도 최근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직 2주의 격리기간이 지나지 않아 집에 머물고 있는 박성현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집 안의 연습도구 사진을 올리며 '뭐래도 한국이 조움(좋음)'이라고 남겨 귀국을 알렸고 이후 근황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인 박성현까지 귀국을 선택하며 세계랭킹 20위 안에 자리 잡은 한국 선수 중 상위 7명이 모두 한국에 모이게 됐다.
선수들 대부분은 훈련 환경이 좋은 한국에서 스윙 교정, 실전 감각을 위한 라운드, 체력 훈련 등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하고 있다. 물론 독서, 먹방, 유튜브 활동 등으로 긴장을 풀고 집중력을 이어가기 위한 활동도 함께하고 있다.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도 최대한 실천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고진영고진영고'를 통해 근황을 전했다. 16일 '한 달 만에 드라이버를 잡았습니다'라는 영상을 올린 고진영은 신지애, 민나온, 김유빈 등과 함께 라운드를 돌며 변치 않은 '여제의 샷'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박인비도 최근 집에서 남편 머리 위에 있는 플라스틱컵에 볼을 집어넣는 웨지샷을 성공시키는 영상을 '박인비 인비리버블' 채널에 올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감각 유지'를 동시에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약 3주 전 귀국한 김세영은 "2주간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며 오랜만에 푹 쉬었다"고 말한 뒤 "다시 훈련을 시작한 지 5일 정도 됐는데 오전에는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스윙 교정 및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필라테스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를 시작한 이후 이렇게 길게 쉬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대회 출전에 쫓겨 고치지 못했던 여러 단점을 고칠 수 있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여자골퍼들이 대부분 귀국을 선택한 이유는 LPGA 투어가 장기간 중단되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자신의 스윙코치와 함께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가장 잘돼 있다는 믿음은 기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수는 "사실 미국에서 필드에 나가고 훈련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몰입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한 뒤 "미국 골프장에서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너무 많고 또 마스크를 쓰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거나 기분 나쁜 시선으로 바라봤다"며 불편한 마음에 귀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한국 남자골퍼들은 대부분 미국에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PGA 투어 페덱스컵 랭킹 1위 임성재(22·CJ대한통운)는 미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머물며 시즌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는 최현 코치를 미국으로 초청해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임성재와 함께 이경훈(29), 안병훈(29), 김시우(25), 강성훈(33) 등 PGA 투어 멤버들 모두 귀국 대신 미국에 머무는 것을 선택했다.
다만 '지역'에 따라 분위기는 다르다. 플로리다주에 머무는 임성재, 이경훈, 안병훈 등은 필드에서도 훈련을 하며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골프장 영업을 막은 텍사스주에 머무는 김시우와 강성훈은 하는 수 없이 '집콕 훈련'을 해야 하는 처지다.
대부분 귀국을 선택한 LPGA 투어 선수들과 미국에 남아 있는 PGA 투어 멤버들의 차이는 왜 생길까. 국내로 돌아온 한 선수는 "특별한 의미보다는 '가족'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자골퍼들은 대부분 부모님이 한국에 계신다. 반면 남자골퍼들은 이경훈, 안병훈, 강성훈 등은 가족이 미국에 있어 오히려 비행기를 타는 것보다 집에 머무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비용이나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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