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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손혁 감독의 슬기로운 키움 생활… "내 스타일로 적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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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지휘봉을 잡고 가장 많은 들은 조언이 ‘감독은 가벼워선 안 된다’였다. 이해는 하지만 내 스타일은 그게 아니라서 고민이다. 강한 부분을 더 강하게 해야 하지 않겠나.”

불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는 투수에게 살며시 다가가 한마디를 툭 던진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던 투수는 그 한마디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한 템포 숨을 고른다. 2020시즌을 앞두고 키움 사령탑에 오른 손혁 감독은 ‘슬기로운 키움 생활’을 그렇게 적응하고 있다.

손혁 감독은 밝고 쾌활한 사람이다. 입담이 좋아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유창한 언변에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이러한 능력은 투수 코치로 활동하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기술적인 코치뿐만 아니라 긴장감을 풀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쳇말로 썰을 풀어줬다. 실제 손혁 감독은 투수의 기술 코칭 도서 ‘손혁의 투수 교과서’와 멘탈과 관련한 ‘손혁의 투수멘탈코칭’을 모두 집필했다.

하지만 감독 지휘봉을 잡은 뒤 고민이 생겼다. 이러한 모습이 속사정을 모른 채 밖에서 바라봤을 때 가벼워 보인다는 점이다. 또한 손혁 감독을 접하지 못한 선수의 눈에는 장악력이 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

손혁 감독도 이를 위해 시도도 해봤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옷은 따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혁 감독은 “나부터 어색해서 힘들더라”며 “충분히 일리가 있는 조언이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게 고민하던 순간에 벽에 붙은 문구가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더라. ‘강한 부분을 더 강하게’였다”고 털어놨다.

손혁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대화를 나눈다. 그 안에 가벼움 대신 긍정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최근 청백전에서 외국인 선수 테일러 모터의 주루사를 두고 “장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꾸짖으면서도 “하지만 방망이 감각을 찾아가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자신의 스타일대로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또 강압적인 훈련보다는 능동적인 훈련, 휴식 중요성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팀을 꾸려가고 있다. 코치 시절 손혁 감독을 경험했던 선수단은 벌써 스타일을 파악하고 스스로 움직이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손혁 키움 감독이 훈련 후 정리하는 선수들 곁에서 배트를 휘두르며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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