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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리얼돌 전시로 세계적 망신 당한 K리그 거짓 해명이 화를 더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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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리얼돌 논란이 불거진 FC 서울 경기 관중석 마네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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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축구 K리그가 전세계에 방영되고 있는 가운데 FC서울이 성인용품인 ‘리얼돌’을 빈 관중석에 앉혀 범국가적 망신을 당한 가운데 이벤트를 만든 당사자들의 해명도 사실과 맞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와 광주FC의 K리그1 2라운드 경기에서 관중석에 앉힌 마네킹 가운데 10점이 여성의 신체를 본따 비판이 거셌던 ‘리얼돌’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마네킹 30개 중 28개가 젊은 여성의 모습이었고, 14개는 성인용품업체 홍보 문구가 적힌 티셔츠나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었다. 최초에 FC서울은 이들을 ‘프리미엄 마네킹’으로 주장했으나 사과문을 통해 결국 성인 용품 공급 업체에서 제공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영국 내 K리그 중계권을 사간 공영방송 BBC는 “무관중 경기 대책은 전 세계 스포츠 리그가 직면한 과제이지만 FC 서울을 본받을 팀은 없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축구 매체 ‘비사커’ 영국판은 18일(한국시간) “FC서울은 관중석을 섹스돌(성인용품 인형)로 채웠다. K리그 2라운드에서 가장 끔찍한 사건이다. 정말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해명이 문제였다. FC 서울과 달콤 관계자의 말은 ‘솔로스’와 ‘달콤’이 서로 다른 회사임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FC서울은 사과문에서 “달콤이라는 회사에서 BJ를 관리하는 ‘솔로스’가 기납품했던 마네킹을 되돌려받고 돌려받은 제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성인제품과 관련있는 ‘솔로스’의 이름과 이를 관리하는 BJ의 이름이 들어간 문구가 노출됐다”고 해명했다. 주식회사 달콤 관계자도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식회사 컴위드는 솔로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고 주식회사 달콤은 ‘인형’만 만드는 공장으로 둘은 대표도 다르다”고 해명했다.

서울신문이 확인해보니 달콤 관계자 말대로 두 회사는 대표가 다른 법인이지만 사실상 동일한 회사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밀접했다.

컴위드 웹페이지에 명시된 대표자 명의는 ‘임정훈’으로, 당초 알려진 ‘임형재’와는 달랐다. 이 웹사이트는 ‘리얼돌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자 컴위드 측이 접근을 차단했다가 19일 1시 현재 다시 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대한민국 법원 인터넷 등기 열람소에서 주식회사 컴위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한 결과 주식회사 컴위드의 ‘임원에 관한 사항’에는 임형재(48)가 사내이사로 나온다. 또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가 2020년 5월 18일 생산한 신용체크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자는 ‘임형재’로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리얼돌 생산 업체로 알려진 주식회사 달콤(thedalkom.com)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해보니 임정훈(49)이 대표자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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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에는 주식회사 컴위드에 임정훈, 임형재가 경영진으로 이름을 나란히 올리고 있다. 사람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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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인’에는 컴위드 대표는 ‘임형재’로, ‘임정훈’은 사내이사로 나온다. 두 사람은 각자 이름이 다른 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지만 최소한 함께 컴위드 임원으로 있는 셈이다. 경기스타트업플랫폼 홈페이지를 보면, 주식회사 컴위드(COMWID)의 대표자 명의는 임형재로 달콤스퀘어 웹사이트에 명시된 정보와 완전히 동일하다.

이에 따라 ‘달콤’이 단순히 설치업체였을 뿐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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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달콤 홈페이지


달콤의 홈페이지 안내문에는 “주식회사 달콤은 리얼돌을 비롯한 성인용품을 개발, 제조하는 브랜드”라고 명시돼 있다. 또 “대한민국 성인 남녀의 아름답고 달콤한 밤을 위해 안전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성인용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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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스의 트위터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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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생성된 솔로스의 트위터 계정(@soloslab) 프로필에는 달콤스퀘어의 웹사이트(dalkomsquare.com) 링크가 연결돼 있다. 또 이 계정은 게시물에 “경기도 부천시 길주로 71, 211호(상동 리파인빌)” 이라는 컴위드와 같은 사업장 주소와 함께 “우리 작은 공주가 당신께 마법을 팔 거다(Our little princess can sell you some magic)”는 리얼돌 상품 슬로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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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스랩이 자신의 업체를 리얼돌 샵으로 홍보하고 있다. 솔로스랩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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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 트위터 계정이 게시물에 해시태그한 하이퍼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솔로스’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나온다. 솔로스의 인스타 프로필에는 ‘컴위드(Comwid)’, ‘리얼돌 가게(Real doll shop)’가 분명히 써져 있다. 이를 통해 컴위드가 리얼돌을 판매한다는 정보를 알 수 있고, 그 다음에 나온 사업장 주소 역시, 달콤스퀘어 웹페이지에 명시된 주소와 동일한 주소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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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스랩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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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스랩 웹사이트에는 “솔로스는 대한민국에서 개발 생산하는 리얼돌 업체입니다. 국/내외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리얼돌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solos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모델을 중심으로 리얼한 그녀들의 바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라는 소개 문구가 써 있고, 솔로스랩이 운영하는 유튜브에는 리얼돌 영상이 업로드 돼 있다.

즉, 달콤과 솔로스 모두 리얼돌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업체였다는 것이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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