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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필사의 行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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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발전 결승 1국 <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이영구 九단 / 黑 나현 九단

조선일보

〈제9보〉(98~103)=중원 싸움이 어려운 것은 표지판(標識板) 하나, 이정표 한 줄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이기 때문이다. 귀[隅]나 변(邊)에는 1선의 벽(壁)이 지표 구실을 하는데 중원엔 그런 것도 없다. 오로지 스스로의 오관(五官)을 풀가동해 위치를 가늠하고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일망무제 평원에서 승부가 걸린 혈전이 이어지고 있다.

98은 옳은 방향. 자신의 약한 말이 우군 쪽으로 행군하고 있다. 우측 적병 4점에 대한 포위의 의미도 있다. 과연 99를 생략하지 못했고, 그때 100으로 흑 요석 2점을 잡았다. 98에서 시작된 백의 작전은 일단 성공했다. 101은 우하귀 흑이 차단되는 것을 방지한 점. 하지만 아직도 완전 연결은 아니란 게 고민이다.

102는 넉점머리 급소로 자체 보강용이자 하중앙 흑의 허점도 노리는 요충이다. 어정쩡해 보이던 98과의 간격도 102가 놓이자 자연스러워졌다. 103은 필사적인 승부수. 여기서 백도 어렵다. 참고도는 이영구의 국후 소감. "1이 요소였다. 흑 2면 3~7로 맞끊은 뒤 A와 B를 맞보며 C의 차단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영구는 그렇게 두지 않았다. 어디로 향했을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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