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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기대만큼 ‘효자노릇’ 알고보니 ‘골칫덩이’… 외국인 타자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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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성적표 눈길 / KIA 터커·LG 라모스 ‘거포 본능’ / 나란히 홈런 ‘펑펑’… 타격부문 상위권 / 팀 공격 핵심 역할… 존재감 과시 / 방망이 부진 2군 내려간 키움 모터 / SNS서 부적절 언행 비난 잇따라 / 삼성 살라디노 빈타 ‘따가운 시선’

팀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외국인 선수를 두고 ‘긁어봐야 아는 복권’에 비유하곤 한다. 과거 성적이나 평판보다 한국 야구에 대한 빠른 적응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인 선수들은 기대 이상이라면 ‘효자’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만큼 효자 외인을 찾기 어렵기에 이런 선수들을 보면 팬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여권을 압수해야 한다”고 아우성칠 정도다. 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외인들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따갑다. 이에 더해 몇몇 선수들은 인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이미지로 팬들의 기억에 남기도 한다.

세계일보

타커


KBO리그 2020시즌 초반 외인 타자들 가운데 여권 압수를 요구받는 효자들과 부진한 성적으로 사령탑의 골칫거리로 떠오르는 이들로 극명한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끈다. 프레스턴 터커(30·KIA), 로베르토 라모스(26·LG), 호세 페르난데스(32·두산) 등은 시즌 초반 타격 각 부분 상위권에 포진하며 팀 성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반면 테일러 모터(31·키움)와 타일러 살라디노(32·삼성)는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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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스


터커와 라모스는 홈런포를 펑펑 쏘고 있다. 라모스는 6개, 터커는 5개로 거포 본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중반 대체 외인으로 KIA에 합류한 뒤 재계약한 터커는 올해는 더욱 알찬 타격으로 타점도 20개로 선두를 내달리는 등 팀 공격의 핵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라모스 20일 삼성전까지 2경기 연속 홈런을 쏘는 등 8할이 훌쩍 넘는 장타율로 수년간 외인 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LG의 고민을 시원하게 날려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최다안타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페르난데스는 올해도 방망이가 불을 뿜으며 여전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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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


이들과 달리 8경기에서 타율 0.111(27타수 3안타)의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모터는 성적만으로도 비난이 거세지만 개인 문제로 더 상황이 나빠졌다. 지난 12일 입국해 2주간 외국인 격리시설에 들어간 모터의 여자친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공된 음식에 대해 “우리 집 개에게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불평했고, 모터는 “매일 밤 여자친구가 굶주림 때문에 울고 있다”고 거들고 나서 팬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모터 커플은 모든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이미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비판이 거세 1군 복귀 후 빠른 시일 내 성적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곤란한 처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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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디노


살라디노 역시 타율 1할대에 허덕이는 빈타로 팬들의 시선이 따갑다. 삼진을 무려 13개나 당하는 등 선구안에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기대를 걸었던 수비에서도 벌써 실책도 2개를 범했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라 지금의 성적으로 1년 농사를 평가할 수는 없다. 과거 초반 슬럼프를 극복하고 뛰어난 활약을 펼친 외인 타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은 빡빡한 일정 등 초반부터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부진한 외인들이 빨리 슬럼프를 벗어나야 하는 부담이 크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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