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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상벌위 개최’ 강정호 운명에 KBO리그 운명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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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5월 마지막 주, KBO리그 복귀를 타진하는 강정호(33)의 운명이 결정된다. 한 개인의 야구 인생만 걸려있지 않다. 한국 프로야구의 앞날도 판가름이 난다.

강정호가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 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식적으로 복귀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2019년 여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강정호는 이후 소속팀을 찾지 못하자, KBO리그로 눈을 돌렸다. 지난 4월 KBO에 복귀 관련 ‘문의’만 하며 ‘간만 보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매일경제

강정호는 20일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조만간 열릴 상벌위원회에서 강정호의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사진=MK스포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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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의사가 확고하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행정 절차’가 필요했고, 한 달 후 그는 직접 행동에 나섰다. 법률 대리인을 통해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1단계’가 끝났다. 다음 단계는 KBO의 상벌위원회다. 가장 중요한 관문이다.

KBO는 다음 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강정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상벌위원회의 징계 수위에 따라 강정호의 복귀 여부가 결정된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후 운전자 바꿔치기까지 시도했다. 재판 과정에서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법원은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적용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야구규약에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에 따르면, 음주운전 3회 이상 발생 시 3년 이상 유기 실격처분을 내린다.

1987년생인 강정호에센 ‘사형 선고’와 같다. 사실상 KBO리그에서 경력을 이어가기 힘들다. 스스로 다른 옵션을 택할 것이다.

단, 강정호 측이 주장하는 건 불소급 원칙이다. 현행 규약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로 2018년 9월에 개정됐다. 강정호의 음주운전 시점보다 2년 뒤다. 또한, 강정호는 당시 KBO리그에서 활동하지 않았다.

논쟁이 될 수 있으나 야구규약 상 징계는 형사제재가 아닌 만큼 충분히 소급 적용할 수 있다. 게다가 ‘클린베이스볼’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 총재의 권한으로 더 강력한 중징계를 내릴 여지도 있다.

강정호의 야구 인생은 최대 기로에 놓였다. KBO의 징계 수위에 따라 복귀를 추진한다. 보류권을 가진 키움 히어로즈와 협상은 ‘3단계’이자 ‘마지막 단계’다. 키움이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는 없던 일이 된다.

키움은 일단 한 발 떨어져 있다. 강정호 측과도 교감을 나누지 않았다.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 제출도 구단이 아닌 개인이 했다. 상벌위원회의 결과가 나오고 강정호가 공식 입단 희망 의사를 전달한 다음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정호의 운명에 달린 KBO리그의 운명이다. 상벌위원회 결과에 따라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제 강정호와 KBO리그는 양립할 수 없다. 선처는 있을 수 없다.

여론은 들끓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졌다. ‘살인 미수’로 받아들인다. 누구든지 예외 없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한다. 강정호가 ‘깊이 반성하며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해도 그를 감싸줄 야구팬이 없다. 등을 돌렸다. 아예 영구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관중 감소로 위기를 겪은 KBO리그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의 소중함을 깨우치고 있다. 그 팬이 강정호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복귀 추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강정호의 복귀는 곧 KBO리그의 원천을 잃는 것이다. 팬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미래를 위한 길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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