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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민호 첫승, 윤식 첫홀드, 상규 첫세이브, LG 팬들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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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 21일 삼성전 무실점 선발승

김윤식, 정우영, 이상규로 이어지는

젊은 불펜이 뒷문 확실히 단속

2020년 5월 21일은 LG 팬들에게 기억이 남는 날이 될 것 같다. LG는 이날 삼성을 맞아 4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놀랍게도 첫 세 투수는 모두 만 20세 이하였다.

선발 이민호가 만18세 8개월 21일, 구원으로 나온 김윤식이 20세 1개월 18일, 정우영이 20세 9개월 2일이었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LG가 첫 세 투수를 만20세 이하 투수들로 채운 건 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무리로 나온 이상규 역시 만23세 7개월 1일의 ‘영건’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눈부신 무실점 호투로 LG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LG의 미래들이 한 경기를 책임진 기념비적인 날이었다. 채은성이 1회초 투런 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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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생애 첫 승을 거두고 기념구를 손에 쥔 이민호.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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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이민호는 류중일 감독이 당초 ‘비밀병기’라고 밝혔던 선수다. 개막을 앞두고 4선발로 낙점받은 송은범이 6일 두산전에서 2와3분의1 이닝 동안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류 감독은 투수 로테이션을 재편성했다. 윌슨·켈리·차우찬·임찬규를 고정으로 놓으니 나머지 선발 한 자리가 문제였다.

류중일 감독은 “6명의 투수로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려 한다. 5선발은 정찬헌과 이민호가 번갈아 맡을 예정”이라며 “일종의 5.5선발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12년 만에 선발로 돌아온 정찬헌은 허리 수술 여파로 등판 후 충분한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16일 키움전에서 7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정찬헌은 다음 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류 감독은 20일 “정찬헌에게 휴식을 주면서 그 공백을 루키 이민호로 메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올 시즌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고졸 루키 우완 투수 이민호는 자체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만18세라 당장 활약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21일 생애 첫 1군 선발 등판에서 5와3분의1 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만 맞고 실점을 내주지 않는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투구 수는 86개(스트라이크 51개).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삼진은 두 개를 빼앗았다. 긴장하지 않고 씩씩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회말엔 이학주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직접 견제구로 그를 아웃시키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이민호가 6회말 원아웃을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류중일 감독은 ‘아빠 미소’로 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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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김윤식. / 최문영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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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이민호의 뒤를 이어 등판한 선수 역시 신인 김윤식이었다. 좌완 김윤식은 6회말 구자욱을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고 생애 첫 홀드를 기록했다. 다음은 작년 신인왕 정우영의 차례. 정우영은 2와3분의1 이닝 동안 8타자를 상대해 안타 하나만 맞고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두 번째 홀드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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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첫 세이브를 거둔 뒤 공을 쥐고 포즈를 취한 이상규. / LG 트윈스


9회말엔 이상규가 등판했다. 이상규는 선두 타자 구자욱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다음 타자 이원석을 병살로 처리했다. 그는 이어 이학주까지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첫 세이브.

류중일 감독은 “이민호의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 너무너무 잘 던졌다. 김윤식의 첫 홀드, 이상규의 첫 세이브도 축하한다. 고우석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우리 불펜들이 정말 잘 막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LG 팬들 역시 유망주들의 활약에 입이 귀에 걸렸다. 개막을 앞두고 4~5선발이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LG는 이민호가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희망을 찾았다. 불펜에서도 고우석이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정우영과 이상규 등 ‘영건’들이 그 자리를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 1994년 이후 2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는 LG는 9승5패로 NC(12승2패)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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