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급성장하고 있는 NC 다이노스 좌완 구창모.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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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NC 다이노스의 프로 5년차 ‘영건’ 구창모(23)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양현종(KIA 타이거즈)을 이을 한국 야구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창모는 지난 5일 개막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시즌 초반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3경기에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1의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전체 1위, 다승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야구 관계자들은 “구창모가 드디어 야구에 눈을 떴다”고 이구동성이다.
구창모는 지난 7일 삼성전에서 6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이어 14일 kt전에서는 8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2승째를 쓸어담았다.
20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는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상대 강타선을 8이닝 동안 2피안타 1실점으로 틀어막는 기염을 토했다. 상대 외국인투수 크리스 플렉센과 8회까지 펼친 눈부신 투수전에 야구팬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단지 점수를 안주고 긴 이닝을 책임지는 수준이 아니다. 구창모는 올시즌 3경기에서 22이닝을 던지면서 피안타를 단 8개만 허용했다. 피안타율이 1할1푼1리에 불과하다. 반면 삼진은 25개나 빼앗았다. 삼진을 이닝 당 평균 1개 이상 잡아내고 있다.
올시즌은 특히 이닝이터 능력까지 발휘하고 있다. 올시즌 등판한 3경기 가운데 2경기나 8이닝을 소화했다. 20일 두산전에선 6회부터 8회까지 3이닝을 연속으로 삼자범퇴 처리하기도 했다.
구창모는 데뷔 당시부터 빠른공을 던지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금 그를 빛나게 하는 주무기는 구속이 아니라 ‘완급 조절’이다. 무조건 힘으로 윽박지르는 게 아니라 변화구를 다양하게 구사하면서 강약 조절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구창모의 직구 구사 비율은 지난해 53.8%에서 올해 50.0%로 떨어졌다. 기존 주무기인 슬라이더 비중도 25.1%에서 23.3%로 떨어졌다. 반면 스플리터(11.5%→16.2%)와 커브(9.4%→10.5%)는 비중이 올라갔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창모가 강약 조절을 느끼고 있는 게 보인다”며 “예전에는 강하게만 던지려고 했는데, 지금은 강약 조절을 체득하는 과정에 있다”고 칭찬했다. 한 구단 스카우트는 “구창모가 직구를 가지고도 구속에 변화를 주고 있다”며 “완급 조절의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구창모는 이미 지난 시즌 데뷔 첫 10승(7패)을 거두면서 선발투수로서 자리매김했다.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치기는 했지만 자신감을 크게 얻는 계기가 됐다. 올 시즌은 선발진의 한 자리를 넘어 당당히 에이스로 발돋움한 모습이다.
아직 23세이지만 벌써부터 미국에서 그를 주목하고 있다. KBO리그를 중계하는 ESPN도 개막 전 구창모에 대해 “올시즌 KBO리그 탈삼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12UP’은 구창모를 뉴욕 양키스가 노려볼 KBO리그 선수로 점찍으면서 “그를 뉴욕으로 데려온다면 정상급 선발투수로 키울 수도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너무 들뜰 필요는 없다. 하지만 구창모가 지금의 모습을 유지한다면 “양현종 선배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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