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영화 '싸커 퀸즈'(사진=와이드 릴리즈 제공)2020.05.21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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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프랑스의 작은 마을 클루리에에는 오랜 전통을 지닌 축구 클럽 SPAC이 있다.
작은 마을의 축구팀인만큼 경기 출전을 위한 11명만 딱 선수로 소속돼 있다. 어느 날 SPAC팀은 경기에서 상대팀과 난투전을 벌이고, 이에 대한 징계로 선수들 모두에 대한 해당 시즌 출전 금지 명령이 떨어진다.
클루리에가 작은 마을인만큼 마을의 구성원들은 서로 가까운 친구이자 SPAC클럽의 회원이다. 구단주부터 선수들, 그들의 아내, 선수들의 자녀 , 클럽의 회원들 모두 SPAC으로 똘똘 뭉친 하나의 팀과 같다. 그만큼 이들의 출전 금지 명령은 모두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이에 어릴 적부터 축구를 사랑한 팀의 코치 '마르코'(카드 므라드)의 고등학생 딸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여성들로 구성된 팀을 짜보는 게 어떤지 할아버지를 통해 떠본다. 돌아오는 대답은 학교나 신경쓰라는 핀잔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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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좌절되는 줄만 알았던 딸의 소망은 SPAC의 앞날을 토론하는 마을 회의에서 '마르코'의 갑작스런 선포로 이루어진다.
속된 말로 모두가 '멘붕'인 상황에서 답을 내놓으라는 원성에 '마르코'는 여성팀을 구성해 남은 3경기를 뛰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구단주 '미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일부 선수들도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반대한다.
이에 반해 여성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들은 SPAC을 사랑하는 마음은 남자나 여자나 똑같고, 여성도 축구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마르코'는 여성들과 합심해 자신의 딸부터, 구단주의 아내, 기존 선수들의 아내, 외부에서 영입한 선수까지 더해 남은 시즌을 이끈다.
'스테파니'(셀린 살레트)는 클럽을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나서서 팀을 꾸리며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다.
'캐서린'(로르 칼라미)은 클럽의 구단주인 '미셸'의 아내다. 반대하는 남편에 대항하며 팀을 결속시킨다. 프로선수 출신인 '산드라'(사브리나 오자니)는 팀의 전력을 한껏 끌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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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러 나가는 과정은 여성으로서 보이지 않는 벽을 거둬 나가는 과정에 비유할 수 있다. 이 과정 속에서 남성들의 의도적이거나 의도하지 않은 방해, 사회의 시선, 제도적 한계에 부딪친다.
여성이 가정을 비우자 당장 집은 난장판이 된다. 육아를 제대로 해 본적 없는 남자들이 졸지에 그의 아내를 대신해 애들을 입히고, 공부를 봐주고, 빨래를 돌리고, 아침에 학교까지 보내야 한다. 모범생이었던 아이들은 엄마의 '케어'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이내 불량학생으로 전락한다.
하지만 여성 선수들은 이를 포함한 여러 장애물들을 유연히 벗어던져 나간다.
남편과 사회로부터 강요받은 조신함을 벗어 던지고, 보란듯이 담배를 피우고 술에 잔뜩 취하기도 한다. 음담패설을 주고 받고, 서로 깔깔거리며 시원하게 웃어 젖힌다.
억압에서 벗어나자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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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짧은 러닝타임 95분에 적절한 갈등과 위기로 긴장을 만들어 내면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배경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성이 축구를 하는 것이 터부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볼 때 몇 십년 전으로 추정된다.
혹 반감이 있을 수도 있는 일부 관객을 위해 말하자면, 이 작품은 노골적으로 여성 영화를 표방하지 않는다. 극장을 방문해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팝콘 영화기도 하다.
감독 모하메드 하미디, 출연 카드 므라드, 알반 이바노프, 셀린 살레트, 사브리나 오자니, 로르 칼라미 외, 95분, 12세이상관람가, 5월27일 개봉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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