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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실책은 곧 실점'…SK, 연승 자격 없었다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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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염경엽 감독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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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연패 탈출만큼이나 연승도 어려웠다.

SK는 21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혈투 끝에 8-9로 패했다.

전날 SK는 키움을 5-3으로 꺾으며 10연패를 끊었다. 염경엽 감독은 "축하라기보다 위로 전화를 많이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똑같다. 연패를 끊었지만, 계획했던 것들을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막전 때 말한 것처럼 육성과 성적을 같이 이뤄야 한다"면서 "내가 있는 위치에서 감독으로서 해야 할 이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패 탈출만큼이나 연승의 길을 험난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터진 실책들이 뼈아팠다.

SK의 초반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타선이 3회까지 키움의 선발투수 한현희에게 5점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운도 따랐다. 1회초 제이미 로맥과 2회초 노수광의 행운의 내야 안타가 연달아 터지며 득점의 발판을 놨다. 이어진 3회초에는 한동민의 솔로 홈런까지 더해져 시즌 첫 연승 도전에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내야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실책을 범하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고, 다시 역전에 성공하고도 또다시 수비가 흔들리며 무릎을 꿇었다. 실책이 곧 실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5-1로 앞선 4회말 무사 2루에서 문승원이 견제 실책으로 주자에게 3루 진루를 허용했다. 이지영의 내야 평범한 땅볼 타구 때 3루주자 박동원이 홈을 밟아 한 점을 추격했다.

5회말에는 키움 박준태의 내야 땅볼 때 유격수 김성현의 송구를 1루수 로맥이 포구하지 못했다.

그러자 문승원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서건창과 김하성에게 연속 2루타를 맞았다. 특히 김하성의 땅볼 타구는 KBO 리그 정상급 3루수인 최정의 수비력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타구는 최정의 글러브에서 빠져나가 좌익 선상으로 굴러가는 2루타가 됐다. 이어 박동원과 이지영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점수는 5-6으로 역전됐다.

6회초 이홍구의 적시타로 6-6 균형을 맞췄으나, 곧바로 6회말 키움은 이정후의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다.

SK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6-7로 뒤진 8회초 최정이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았다. 이어 김창평이 좌중간을 가르는 천금 같은 3루타를 날려 7-7 동점을 만들었다. 후속 이홍구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이내 8-7 제역전에 성공했다.

한 점 차 리드를 잡은 SK는 서진용과 정영일 두 명의 필승조를 가동해 8회까지 무실점으로 끌고 왔다. 9회말 짜릿한 대역전극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하재훈이 등판했다. 하지만 시즌 첫 2연승까지 아웃 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무너졌다.

특히 무사 1루에서 이정후의 1루수 땅볼 타구를 병살타로 연결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결국 박동원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유격수 김성현이 몸을 날렸지만, 타구가 강한 탓에 잡아내지 못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10회말 김주온이 선두타자 김혜성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컸다. 김혜성은 빠른 발을 살려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박정음의 끝내기 안타 때 홈으로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박정음의 타구는 김성현에게 향했다. 김성현의 몸에 맞고 옆으로 튄 타구는 누구도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흘렀다. 그 순간 SK 선수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그저 굴러가는 공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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