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 사진=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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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투수 교체는 언제나 결과론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이 한일전이라면, 경기가 팽팽했다면 더욱 마음에 남는다. 류중일 감독 특유의 '믿음의 야구'가 패전의 빌미로 이어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5일 15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3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3-6으로 패했다.
한국은 2회초 홍창기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2회말 일본에 2점을 내줬지만, 4회 박동원의 동점 솔로 홈런으로 다시 따라붙었다. 5회초 대타 윤동희의 1타점 2루타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2회 2사 1, 2루서 올라온 유영찬이 5회 1사까지 아웃 카운트를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어 좌완 곽도규가 마운드에 올랐다. 곽도규는 코조노 카이토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며 첫 아웃 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사달이 났다. 타츠미 료스케에게 볼넷을 내준 것. 모리시타 쇼타에게 던진 초구가 볼이 됐고, 포수 박동원이 마운드에 방문했다. 그럼에도 곽도규는 안정을 되찾지 못했고 다시 볼넷을 내줬다.
류중일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음 상대는 좌타 쿠리하라 료야. 곽도규가 좌타자에 강점을 보이는 만큼 한 번 더 믿음을 주는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는 몸에 맞는 공으로 돌아왔다.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의 약점은 선발이고, 대만전과 쿠바전 모두 불펜의 소모가 컸다. 곽도규는 좌타자에게 강하다. 한 타자라도 더 맡기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단기전에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 곽도규의 제구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고, 2사 만루가 된다면 다음 투수는 여유를 갖지 못하고 타자와 승부해야 한다.
또한 한국은 수준급 불펜 투수가 즐비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면 무리하더라도 강수를 뒀어야 할 시점.
류중일 감독은 이영하를 내보냈다. 2사 만루로 베이스가 꽉 찬 상태. 이영하는 정교한 제구보다는 빠른 구속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투수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스트라이크 존에 욱여넣는 피칭을 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이영하는 빠른공과 슬라이더 위주의 투수다. 둘 다 빠른공 타이밍으로 잡아낼 수 있으며, 스트라이크 위주의 투구를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영하는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투수 교체는 결과론이다. 곽도규가 2사 만루를 만들었어도 이영하가 막았다면 옳은 선택이다. 하지만 그 과정을 곱씹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되돌릴 수 없는 단기전이기에 아쉬움은 더욱 크다.
곽도규를 빨리 교체했다면, 여유 있는 상황에서 이영하를 올렸다면, 더욱 강한 카드를 일찍 썼다면.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류중일 감독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고, 한국은 일본에 경기를 내줬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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