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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LG가 한번도 가져보지 못한 그것, 라모스가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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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4번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6·멕시코)의 기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라모스는 21일 삼성전에서 4타수 2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2대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홈런(6개)과 출루율(0.500), 장타율(0.872), OPS(1.372)는 리그 1위. 타율 0.404에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 타격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1.14로 KIA 프레스턴 터커(1.29)에 이어 리그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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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라모스가 시즌 초반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 송정헌 스포츠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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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올 시즌을 앞두고 라모스를 영입한다고 할 때만 해도 많은 팬들은 반신반의했다. 라모스는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인 앨버커키 아이소톱스에서 작년 30홈런 105타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라모스가 뛴 PCL(퍼시픽코스트리그)가 작년 극심한 ‘타고투저’를 보인 것을 들며 라모스의 기록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시선이 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LG에서 성공을 거둔 외국인 타자가 드물었다는 점이 팬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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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3점 홈런을 때려내는 라모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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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뚜껑을 열자 라모스는 KBO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최근엔 5경기에서 세 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비거리 130m가 넘는 홈런도 나올 만큼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고 기복이 심하지도 않다. 올 시즌 14경기에 출전한 라모스는 안타 없는 경기가 두 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인다. 특별한 약점도 아직까지 없다.

라모스가 리그를 지배하는 활약을 보이자 다소 성급하긴 하지만 시즌 MVP에도 도전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BO리그 MVP는 LG 선수들이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상이다. LG는 MBC 청룡을 포함해 38시즌을 치르는 동안 MVP를 배출하지 못했다. 긴 구단 역사를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다.

참고삼아 역대 KBO리그 MVP를 정리해봤다.

1982년 박철순(OB·투수) 24승4패7세이브 108탈삼진, ERA 1.84
1983년 이만수(삼성·포수) 타율 0.294, 105안타 27홈런 74타점
1984년 최동원(롯데·투수) 27승13패6세이브 223탈삼진, ERA 2.40
1985년 김성한(해태·1루수/투수) 타율 0.333, 133안타 22홈런 75타점
1986년 선동열(해태·투수) 24승6패6세이브 214탈삼진, ERA 0.99
1987년 장효조(삼성·우익수) 타율 0.387, 110안타 2홈런 58타점
1988년 김성한(해태·1루수) 타율 0.324, 131안타 30홈런 89타점
1989년 선동열(해태·투수) 21승3패8세이브 198탈삼진, ERA 1.17
1990년 선동열(해태·투수) 22승6패4세이브 189탈삼진, ERA 1.13
1991년 장종훈(빙그레·1루수) 타율 0.345, 160안타 35홈런 114타점
1992년 장종훈(빙그레·1루수) 타율 0.299, 129안타 41홈런 119타점
1993년 김성래(삼성·1루수) 타율 0.300, 131안타 28홈런 91타점
1994년 이종범(해태·유격수) 타율 0.393, 196안타 19홈런 77타점 84도루
1995년 김상호(OB·좌익수) 타율 0.272, 137안타 25홈런 101타점
1996년 구대성(한화·투수) 18승3패24세이브 183탈삼진, ERA 1.88
1997년 이승엽(삼성·1루수) 타율 0.329, 170안타 32홈런 114타점
1998년 타이론 우즈(OB·1루수) 타율 0.305, 138안타 42홈런 103타점
1999년 이승엽(삼성·1루수) 타율 0.323, 157안타 54홈런 123타점
2000년 박경완(현대·포수) 타율 0.282 115안타 40홈런 95타점
2001년 이승엽(삼성·1루수) 타율 0.277, 128안타 39홈런 95타점
2002년 이승엽(삼성·1루수) 타율 0.323, 165안타 47홈런 126타점
2003년 이승엽(삼성·1루수) 타율 0.301, 144안타 56홈런 144타점
2004년 배영수(삼성·투수) 17승2패 144탈삼진, ERA 2.61
2005년 손민한(롯데·투수) 18승7패1세이브 105탈삼진, ERA 2.46
2006년 류현진(한화·투수) 18승6패1세이브 204탈삼진, ERA 2.23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투수) 22승5패 147탈삼진, ERA 2.07
2008년 김광현(SK·투수) 16승4패 150탈삼진, ERA 2.39
2009년 김상현(KIA·3루수) 타율 0.315, 141안타 36홈런 127타점
2010년 이대호(롯데·3루수) 타율 0.364, 174안타 44홈런 133타점
2011년 윤석민(KIA·투수) 17승5패1세이브 178탈삼진, ERA 2.45
2012년 박병호(넥센·1루수) 타율 0.290, 136안타 31홈런 105타점
2013년 박병호(넥센·1루수) 타율 0.318, 143안타 37홈런 117타점
2014년 서건창(넥센·2루수) 타율 0.370, 201안타 67타점 48도루
2015년 에릭 테임즈(NC·1루수) 타율 0.381, 180안타 47홈런 140타점 40도루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투수) 22승3패 142탈삼진, ERA 2.95
2017년 양현종(KIA·투수) 20승6패 158탈삼진, ERA 3.44
2018년 김재환(두산·좌익수) 타율 0.334, 176안타 44홈런 133타점
2019년 조쉬 린드블럼(두산·투수) 20승3패 189탈삼진, ERA 2.50

보다시피 삼성과 KIA가 각 9회, 두산이 7회, 한화가 4회, 키움과 롯데가 각 3회, 현대와 SK, NC가 각 1회 MVP를 수상했다. LG는 청룡 시절까지 포함하면 원년 팀인데도 단 한 명의 KBO리그 MVP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 오랜 숙원을 라모스가 풀어줄 수 있을까. MVP를 논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이지만, 그래도 LG 팬들의 설레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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