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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MLB 젊은 팬 잡으려면 KBO 배워라… 美 언론 주장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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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개막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 많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팬층의 고령화가 더 큰 고민이다. 평균관중, 시청률이 지난 몇 년간 조금씩 하락세에 있을 뿐 아니라 팬층의 연령이 점점 높아지면서 젊은 층이 메이저리그에서 이탈하고 있다는 걱정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세계일보

KBO리그에서 무관중임에도 치어리더들이 응원전을 펼치는 모습. 뉴스1


미국 NBC스포츠는 이를 두고 “메이저리그는 너무 점잖고, 올드스쿨이고, 그래서 젊은 팬들이 떠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미국프로농구(NBA)와의 비교하면 더더욱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최근 포브스의 분석에 따르면 2017~2018시즌 NBA의 18~34세 시청률은 무려 14%나 올랐다. NBA 특유의 화려함과 그들만의 하위 문화를 만들어 가면서 젊은 팬들을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NBC스포츠는 이를 메이저리그와 NBA 최고 스타인 마이크 트라우트(LA 에인절스)와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의 비교로 드러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제임스는 골 성공 뒤 화려한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은 물론 상대방을 향한 트래시 토크도 마다하지 않는다. 코트 안팎에서 보여주는 패션도 젊은 층을 사로잡는다. 반면 트라우트는 점잖음 그 자체다. 항상 신중하게 발언하고, 어떤 홈런에도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다. 신사적일 수 있지만, 젊은 팬들에게는 지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가 젊은 층을 잡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NBC스포츠는 KBO리그에 주목했다. 이 매체는 "메이저리그는 KBO로부터 깨달을 것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ESPN을 통해 KBO리그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한국야구만의 독특한 문화도 알려지면서 대안을 본 것이다.

이 매체가 여기서 주목한 것은 KBO리그가 보여주는 역동성이다. ESPN으로 중계된 24일 NC-한화전을 예로 들며 “이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은 홈런이 아닌 안타를 쳤을 때도 ‘빠던’을 선보였다”고 설명이다. 또한 “무관중 경기지만 응원단의 응원가와 응원 음악 등이 경기장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었다. 젊은 팬들이 좋아할만한 분위기가 야구장에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NBC스포츠는 “트위터를 통해 퍼진 KBO의 배트플립은 젊은 야구 팬들의 갈망을 말해준다. 메이저리그는 왜 안 받아들일까”라고 지적했다.

물론 한 순간 문화가 변할 수는 없다. 이 매체는 “메이저리그가 각 타자마다 특정 구호(응원가)를 사용하고, 홈런부터 땅볼까지 모든 타구에 배트를 던지는 KBO리그를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런 요소들이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내지만 말이다. 메이저리그가 하루만에 불문율을 폐지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수정안은 순서대로 나와있다”라며 점진적인 변화와 수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하비에르 바에즈(시카고 컵스)에 주목했다. 바에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악동’으로 통한다.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경기 상대가 야수를 마운드에 올렸을때 우타자인 바에즈는 좌타석에 들어섰다. 전통주의자 입장에서는 야구를 모독하는 행위지만, 젊은 팬들에게는 아주 쿨한 장면이다. 바에즈는 “보다 야구가 즐거워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NBC스포츠는 “메이저리그에서는 논란이 되는 바에즈의 행동들이 KBO리그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행동이다”라며 메이저리그에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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