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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올림픽” 10번 언급한 김연경… “국내복귀,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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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11년 만에 국내 프로배구 V리그로 복귀한 김연경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배구단 입단 기자회견에서 김여일 단장으로부터 전달받은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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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하게 된 ‘배구 여제’ 김연경(32)의 머릿속은 온통 내년 도쿄올림픽으로 가득 차 있는 듯했다. 기존 몸값에 비하면 ‘재능기부’ 수준의 연봉 계약을 하며 국내로 복귀한 그는 흥국생명 입단 기자회견에서 ‘올림픽’이란 단어만 10차례 언급하며 올림픽 메달을 향한 집념을 보였다. 그는 기존보다 크게 낮아진 연봉을 두고 “국내 복귀 결정에 돈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김연경은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복귀 기자회견을 갖고 국내 복귀 소감을 전했다. 흥국생명과 1년 계약한 그의 연봉은 3억5,000만원. 옵션도 없다. 직전 소속팀인 터키 엑자시바시에서 연봉 20억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의 파격적인 선택은 전 세계 배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날 김연경은 “다른 해외 에이전트나 구단들도 내 연봉을 듣고 많이 놀랐다고 하더라”고 전하면서, 이 같은 파격적인 계약의 이유로 ‘경기력 유지’와 이를 통한 ‘올림픽 메달’ 목표를 강조했다. 그는 “(국내 복귀까지)많은 고민과 걱정을 했지만 내년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하는 게 나을지 생각하다가 국내 복귀가 가장 좋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유럽 내 일상 회복이 쉽지 않자 지난 4월 국내로 입국했다. 지난달 엑자시바시와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하면서 자유의 몸이 되자 국내 복귀설이 흘러나왔지만, V리그에선 임의탈퇴 신분인 김연경의 유일한 국내 선택지인 흥국생명이 이미 24세 쌍둥이선수 이재영, 이다영을 잡기 위해 10억원 가량을 쓴 탓에 김연경의 몸값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란 우려도 흘러나왔다.
한국일보

11년 만에 국내 프로배구 V리그로 복귀한 김연경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배구단 입단 기자회견을 하며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아니냐'는 팬들의 전망이 우세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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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협상에서 “내 계약이 다른 선수와 계약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며 구단이 책정한 6억5,000만원의 연봉에서도 절반 가량 낮춰 합의했다. 여자배구 구단별 연봉 총액 상한(샐러리캡)이 23억원으로 책정돼 있어 다른 선수들의 연봉이 깎이진 않을지 우려한 때문이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은 김연경 앞에서 “다른 선수들의 연봉 협상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렇게 세계 최고 연봉 배구선수란 타이틀을 내려놓게 된 김연경은 “사실 (연봉을 크게 낮추는 데 대한)걱정은 많았지만 내가 배구선수로서 가장 크게 생각하는 게 뭔지를 되돌아보니 올림픽 메달이었다”며 “흥국생명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내년 구단의 우승과 올림픽 메달의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했다.

이다영, 이재영 쌍둥이의 결합, 국내 적응을 마친 루시아 프레스코(29ㆍ아르헨티나)의 화력에 김연경까지 가세하면서 배구계에선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란 얘기가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김연경은 “다른 팀들을 살펴보니 IBK기업은행의 전력보강이 눈에 띄었고, 현대건설은 원래 잘 하던 팀”이라며 “모든 팀들을 다 견제하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김연경은 끝으로 10년 넘는 해외생활을 통해 배운 점과 국내 제도 변화에 대한 바람도 솔직히 전했다. 그는 “일본과 터키, 중국에서 뛰면서 선수들의 프로의식을 많이 배웠다”면서 “트라이아웃 제도 대신 자유계약으로 전환하면 더 좋은 외국인선수들이 국내로 모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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