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4 (월)

[S1 인터뷰②] '태국서 6경기' 정재용 "코로나19 이후 밥도 제대로 못 먹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가격리 2주, 행복…해외 생활 어려움 느껴"

뉴스1

수원FC 정재용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2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많은 것이 뒤죽박죽 됐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태국 무대를 찾았던 정재용(30)도 코로나19로 뜻하지 않은 변화를 맞았다.

지난해 겨울 태국의 강호 부리람과 2년 계약을 맺었던 정재용은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지난달 수원FC로 이적했다. 부리람에서 적지 않은 이적료를 썼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정재용은 단 5개월만 머물고 국내 무대로 돌아와야 했다.

정재용이 부리람 유니폼을 입고 뛴 경기는 태국 정규리그 4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 2경기 등 총 6경기에 불과하다. 커리어 처음 진출한 해외 무대였지만 예상치 못한 외부 악재로 발목이 잡혔으니 정재용으로서는 아쉬움이 컸다.

최근 뉴스1과 만난 정재용은 "태국 진출은 내게 큰 도전이었다. 안양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울산 현대와 포항이라는 명문 구단에서 뛸 수 있었다. 그 덕분에 해외진출도 가능했다"면서 "울산 시절에도 부리람으로부터 제의가 있었다. 어느덧 나도 30대가 됐다. 지금 아니면 다시는 못 나갈 것이라고 생각해 태국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태국 생활 초기는 즐거웠다. 정재용은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신선하고 즐거웠다. 동료들 모두 프로답게 행동했다"면서 "부리람 구단주가 매일 훈련이 끝나면 일부 선수들을 데리고 저녁을 먹으러 다녔다. 당시 나도 구단주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고 태국 생활을 돌아봤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상황이 바뀌었다. 정재용은 "올해 초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된다는 뉴스가 나왔지만 당시까지도 태국은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심지어 1월에는 상하이 상강으로 원정을 떠나 AFC 챔피언스리그 예선을 치르기도 했다"면서 "이렇게 사태가 악화될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뉴스1

수원FC 정재용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뉴스1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6.26/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태국은 2월부터 확진자가 증가했고 3월부터 리그가 중단됐다. 처음 태국리그는 6주만 중단할 예정이었지만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7월로 미뤄졌다가 9월에 다시 개막하는 추춘제로 아예 포맷을 바꿨다.

정재용은 "리그가 중단되면서 부리람을 제외한 모든 팀들이 훈련 및 소집을 중단하고 급여를 50%만 주기로 했다. 하지만 부리람은 급여를 100% 주고 팀 내에서 자체 운동을 하도록 했다. 다른 팀 선수들보다는 환경이 나았으나 9월까지 경기는 못 뛰고 훈련만 해야 하는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에 나서지 못하니 그전에 재미있던 일상 생활도 힘들어졌다. 무엇보다도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밥을 제대로 못 먹는 게 가장 힘들었다. 요리를 즐겨하지 않는 성격이라 어느 순간부터 잘 챙겨먹지 않았다"고 돌아본 뒤 "사실 외로움을 잘 느끼지 않는 성격인데,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고 털어놨다.

이때 부리람이 먼저 정재용에게 K리그 팀 임대를 제안했다. 하지만 정재용 측은 코로나19가 한동안 잠잠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 팀과 만나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부리람도 이를 받아 들였다.

약 5개월 만에 태국 생활을 마친 정재용은 국내에 돌아와 2주간 자가격리를 실시했다.

정재용은 "2주 동안 집에만 있었지만 행복했다. 태국 내 코로나19가 악화된 뒤에는 마트만 가도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 나만의 오해일 수 있지만 당시 한국의 코로나19가 심각해 스스로 위축됐다"면서 "한국에 돌아오니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 좋았다. 외국 생활의 어려움을 피부로 느꼈다"고 웃었다.

자가 격리를 하는 동안 전 소속팀 포항을 비롯해 K리그1과 K리그2의 여러 팀에서 영입을 제의했다. 정재용은 협상 끝에 수원FC 이적을 결심했다. 코로나19로 리그가 축소된 만큼 빠른 시간 안에 적응을 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재용은 "김도균 감독님은 울산 시절 코치님이었고 김영삼 코치님은 울산에 있을 때 형이라 불렀던 선배였다. 또한 김건웅, 최규백, 이지훈 등은 울산에서 같이 지냈던 동료들이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아 수원FC를 선택했다. 공격력이 강한 수원FC에 수비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승격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dyk0609@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