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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 기다렸다, 그래서 더 뜨거운 KPGA 개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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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오픈 오늘 창원서 개막

양용은·김주형 등 출전자 156명

문경준 “날카로운 골프 보일 것”

중앙일보

9개월만에 열리는 KPGA 투어 대회 포토콜 모습. 왼쪽부터 이재경, 문경준, 이수민, 왕정훈, 이동하, 최민철, 현정협, 엄재웅. [사진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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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남자 프로골프가 2020년 하반기 첫 주에 기지개를 켠다. 늦게 시작하는 만큼 대회 면면은 화려해졌다.

한국 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인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이 2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경남 창원 아라미르 골프 앤 리조트 미르코스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의 중소 규모 대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이후 9개월 만에 열리는 코리안투어 대회라 출전 선수 면면은 화려하다. 출전 신청자가 156명인데, 보통 120~140명인 것에 비해 많이 늘어난 수치다.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를 뺀 국내 남자 프로골퍼 대부분이 출전한다. 일본이 주 무대인 양용은(48), 최호성(47), 박상현(37),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하던 최진호(36), 이태희(36), 왕정훈(25)이 나선다. 또 아시안투어에서 활약한 김주형(18)이 이번 대회를 통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한다. JTBC골프가 중계하는 이번 대회는 유튜브에서도 전 라운드 영어로 생중계된다.

지난해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을 받은 문경준(38)은 1일 “그간 열리지 않은 대회의 소중함을 느꼈던 기간이었다. 그만큼 운동도 열심히 했다. 어떤 경기력이 나올지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세 아이를 둔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이 중단된 사이 아빠 역할을 충실히 했다. 그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 아이와 교실에 함께 갔다. 아이의 새로운 면도 알게 되고 뜻깊었지만, 육아는 정말 힘들었다. 나를 키운 어머니나 아이를 돌봐온 아내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문경준은 올해 유러피언투어 시드를 확보해 1~3월 유럽 4개, 미국 1개 대회에 출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이 중단된 뒤 기약 없이 기다렸다. 그는 “시즌이 어떻게 열릴지 몰라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유럽에 나간다 해도 가장으로서 마냥나가 있기도 어려웠다. 해외에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일찌감치 국내에 집중해야겠다 생각하고 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문경준은 5월부터 다시 운동에 집중했다. 1982년생, 마흔을 바라보지만, 5년 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한 덕분에 힘과 거리가 늘었다. 그는 “스윙 스피드가 110마일에서 115마일, 볼 스피드가 160마일 중반에서 175마일로 늘면서 샷 거리도 늘었다. 얼마 전엔 스킨스 게임 장타 대결에서 보너스도 받았다”고 소개했다. 훈련으로 자신감도 부쩍 늘어난 그는 “골프는 나이가 들수록 힘들어진다는데 지금도 거리가 더 나간다. 노력하면 좋은 퍼포먼스를 나이가 들어서도 보여줄 수 있는 게 골프”라고 자부심도 표시했다. 또 “시즌 개막이 늦어졌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했다. 많은 팬이 남자 골프 대회도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저는 조금 더 날카로워진 골프를 보여드리겠다”고 예고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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