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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장원삼 반등 지워버린 롯데 무더기 실책과 산책주루[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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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롯데 장원삼. 지난 5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창원=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 베테랑은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팀 전체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또다시 부끄러운 모습을 비춘 롯데다.

결과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라인업부터 어느 정도 패배를 각오했다. 문제는 과정이다. 지난 1일 창원 NC전에서 대체 선발투수 장원삼은 2년 만에 6이닝 이상을 소화해 첫 경기 부진을 만회했다. NC 강타선을 상대로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경기 중반까지 3점차 이내를 유지했다.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안치홍이 라인업에서 제외됐으나 이들이 찬스에서 대타로 투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장원삼은 NC를 추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하지만 7회말 모든 게 순식간에 무너졌다. 노병오 투수코치는 장원삼이 모창민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마운드를 향하는 실수를 범했다. 심판진은 노 코치의 두 번째 마운드 방문에 앞어 이를 제지하는 제스처를 보였지만 노 코치는 실수를 인지하지 못했고 규정 위반으로 허문회 감독이 퇴장당했다. 야구 규칙에는 ‘감독(혹은 코치)이 한 번 마운드에 가고 나서 같은 이닝, 같은 투수, 같은 타자일 때 또다시 갈 수 없다는 심판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감독(혹은 코치)이 두 번째 갔다면 그 감독은 퇴장되며, 투수는 그 타자가 아웃되거나 주자가 될 때까지 투구한 후 물러나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어처구니 없게 감독이 퇴장 당하자마자 실책이 쏟아졌다. 포수 김준태는 대주자 이상호가 리드폭이 큰 것을 보고 1루에 공을 던졌지만 악송구가 됐고 이상호는 3루까지 진루했다. 그런데 악송구를 받은 우익수 김동한도 악송구를 연달아 범해 이상호는 손쉽게 홈까지 밟았다. 다음 타자 노진혁 타석에서도 흡사한 장면이 나왔다. 대주자 김성욱의 2루 도루 후 노진혁의 우전안타가 나왔는데 김동한은 또다시 송구 실책을 범해 허무하게 추가실점했다. 스코어 2-4가 2-6으로 변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사회인야구에서나 볼 수 있는 낯부끄러운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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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허문회 감독이 지난 5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직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7회말 외에도 부끄러운 장면이 있었다. 5회초 외국인타자 딕슨 마차도는 내야땅볼을 친 후 천천히 1루로 향하다가 아웃카운트 하나를 헌납했다. 상대 유격수 노진혁이 한 번에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고 전력질주했다면 세이프가 될 수 있었으나 마차도는 초지일관 천천히 조깅하듯 뛰었다. 상대 외국인선수 애런 알테어가 늘 몸을 날리는 허슬플레이를 하는 것과 대비됐다. 메이저리그(ML) 경력 6년 알테어와 4년 마차도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당시 모습은 확연히 차이났다. 감독 혹은 코칭스태프가 마차도를 향해 교체를 지시할 수 있었으나 그냥 넘어갔다. 무대가 ML였고 유관중 경기였다면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질 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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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차도. 지닌 5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와 롯데의 개막전. 2020. 5. 5.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시즌 롯데의 최대강점은 수비다. 1일 경기까지 리그 최소실책(22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모습은 실책으로 자멸하는 이전의 롯데와 다를 게 없었다. 코칭스태프의 황당한 실수와 수비의 핵심인 외국인선수의 무성의한 플레이까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경기 전 허 감독은 백업 선수들의 선발 출장에 대해 “이번에 선발로 나오는 선수들 모두 지금까지 훈련을 잘 하고 준비도 잘 해왔다. 경기는 많이 못 나갔지만 믿고 쓰기로 했다”고 기대했지만 과정과 결과는 허 감독의 기대와 정반대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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