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복숭아 1개 먹었다고 때리고 차고…최숙현에게 지옥 같았던…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협회 "체육회 진정서 접수, 협조 중이었다"

뉴스1

지도자 등의 폭행과 갑질에 못이겨 23세 꽃다운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던 청소년·국가대표 출신 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 .(고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2020.7.2/뉴스1 © News1 남승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는 감독과 팀 닥터, 선배들로 부터 신발로 맞고, 식고문까지 당했다. 지옥과 다름없는 상황이었다. 최 선수가 이런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대한철인3종경기협회는 "대한체육회 조사에 협조 중이었다"고만 밝혔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뉴스1이 입수한 징계신청서, 변호인 의견서, 스포츠인권센터 신고서 등을 살펴보면 최숙현 선수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들로부터 폭력과 폭언 등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 2018년에는 1년 동안 선수생활을 중단하기도 했다.

최숙현 선수는 고등학생이던 지난 2016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부터 감독과 팀 닥터, 선배 2명으로부터 구타당하고 폭언을 들었다.

진술서에 따르면 감독은 훈련 도중 신발로 최 선수의 얼굴을 가격했다. 또한 복숭아 1개를 먹었다는 이유로 감독과 팀 닥터가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찼다. 몇차례 폭행 당한 최 선수는 갈비뼈가 부러졌지만 보복이 두려워 병원에도 가지 못 했다.

선배는 이유 없이 최 선수의 멱살을 잡고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계속하면서 폭력도 가했다. 다른 선배는 운동 중 최 선수의 뒤통수를 때리고 욕설과 모욕적인 언행을 했다.

뉴스1

2일 오후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직장 운동부 감독인 A씨(오른쪽)에 대한 인사위원회가 시 체육회 사무실에 열리고 있다. A씨는 지난달 26일 부산에서 숨진 고 최숙현 선수의 전 소속팀 감독으로 최 선수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돼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경주시체육회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A감독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2020.7.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감독은 최 선수의 체중이 늘었다며 20만원어치 빵을 사오게 한 다음 최숙현 선수를 비롯해 다른 여자 선수들에게 이를 억지로 먹을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 감독은 선수들을 식고문을 하면서 팀 닥터와 술을 마시며 지켜보기도 했다.

이에 최숙현 선수 측은 지난 6월 22일 대한철인3종협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감독, 팀닥터, 선배 2명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함께 징계 처분을 요청했다.

하지만 협회는 4명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협회는 "조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4월에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신고가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에 사건을 이첩하고, 조사에 협조하고 있었다"고 강변했다.

실제 최숙현 선수는 지난 4월 7일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에 감독과 선배 2명을 신고 한 바 있다. 당시에도 최숙현 선수 측은 이들이 최 선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도 폭언과 폭행, 식고문을 가했다고 진술했다.

최 선수가 세상을 떠난지 3일 뒤에야 박석원 협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선수가 겪었을 고통과 괴로움을 생각하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스포츠공정위심의에 따라 협회가 할 수 있는 빠르고 가장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 재발 방지를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강구, 이번과 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속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dyk0609@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