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선수단. 2020. 5. 20.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SK구단은 왜 자체징계건이라고 판단했을까. SK 2군에서 음주 무면허 운전이 있었고 이를 확인한 선배가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과연 자체징계 수준의 사안이었을까.
SK구단 관계자는 음주 운전을 한 선수에 대해 “음주는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명확하게 적발됐다면 바로 KBO에 보고하고 처리했을 것이다. 선수의 변명도 있다. 술은 서너잔 마셨지만 대여섯시간 지난 뒤 운전한거라 했다. 혈중알콜농도를 확인 못하는 상황에서 선수가 억울해 하는 부분도 들어줘야 했다”라고 했다.
당시 차량 2대가 움직였다. 그런데 음주 운전 외에 무면허 운전은 또다른 문제다. SK구단 관계자는 해당 선수가 평소에 워낙 성실했고 술 마신 동료를 위해 운전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상을 참작했다는 의미다.
이 부분에 대해 KBO 정금조 클린베이스볼 센터장은 “무면허 운전이 품위손상에 들어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일반적으로 볼 때 운전하지 말았어야 하는 상황이다. 적발여부와 상관없이 보고했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신인급 선수들의 숙소이탈과 음주무면허 운전 뒤엔 선배의 폭행이 발생했다. 이 부분에 대해 SK 관계자는 “체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그렇게 이해를 구한 이유가 있다.
훈육을 담당한 선배는 얼차려를 당한 후배와 룸메이트였다. 서로 막역한 사이였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관계였다.
물론 가슴을 손으로 치고 허벅지를 발로 때린 부분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가깝게 느낀 후배가 일탈행위를 하고 그에 대해 거짓말을 하자 선배의 훈계는 선을 조금 넘었다. 구단은 그렇게 정리했다.
이어 SK구단은 축소은폐 시도에 대해선 오해라고 항변했다. SK 관계자는 “구단 최고수준의 벌금을 부과했고 그 내용을 선수단에 공표했다. 템플스테이에도 보냈다. 선수들을 입막음 시키고 쉬쉬하지 않았다. 자체징계라는 판단이 잘못된 것이라면 수긍하지만 축소은폐는 아니었다”라고 하소연 했다.
하지만 SK구단은 일련의 사건을 확인하고 한 달이 지나서야 KBO에 보고했다. SNS를 통해 해당 사건이 노출되고 관련 뉴스가 나오자 움직였다. 축소은폐 수준까진 아니지만, 구단은 이번 사건이 최소한 유야무야 지나가길 바랐던 속내가 있다.
SK구단이 머뭇거린 배경은 또 있다. 최근 음주운전과 도박 등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며 선수단 내부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발각되면 중징계를 받는다는 인식이 퍼졌다. 그런데 이번 사건처럼 외부에 적발되지 않았는데 KBO에 신고한 사례는 없었다. SK구단이 오판한 이유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적발되지 않아도 위법사항이 있다면, 신고하고 반성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 KBO는 SK구단으로부터 관련 경위서를 받아 확인중이다. 상벌위 개최 여부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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