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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시대, 끊이지 않는 오심 논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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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수원 김민우 결승골 무효 후폭풍

축구협회 “정심” 설명…김병지 “오심”

팬 설명보다 ‘심판 보호’ 치중 눈총


한겨레

1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경기에서 수원의 김민우(10번)가 포항 골문을 향해 슈팅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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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러지?

축구팬들이 혼란에 빠졌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판정이 빈발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포항 스틸러스와 수원 삼성의 경기(1-1). 수원의 김민우는 후반 39분 천금의 결승골을 넣은 줄 알았다. 주심도 골을 인정하고 경기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기다리라”는 비디오판독(VAR)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주심까지 리플레이 상황을 지켜본 뒤 노골을 선언했다. 수원의 타가트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얼떨떨했고, 피해 당사자인 이임생 수원 감독은 어이가 없는 듯 항변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13일 대한축구협회 원창호 심판위원장이 기자 브리핑을 열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타가트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노골 판정은 정심이었다”고 했다. 또 “타가트에 의해 포항 강현무 골키퍼는 김민우가 킥하는 것을 전혀 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발언은 은퇴한 국가대표 골키퍼 김병지 선수에 의해 정면으로 반박됐다. 김병지는 자신의 ‘꽁병지’ 유튜브 방송을 통해, “100번을 돌려봤다. 타가트는 강현무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할 의도가 없었다. 만약 강현무가 시야 방해를 받지 않았더라도 김민우의 슈팅을 막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7대3, 8대2 정도로 골이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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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경기에서 수원의 양상민이 FC서울 김진야의 공을 태클로 막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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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5일 상주 상무와 전북 현대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0-1로 뒤져 골문을 비우고 공격에 가담했던 전북의 송범근 골키퍼는 문선민이 역습 단독 드리블로 전북 진영을 향하자, 뒤에서 백태클을 걸었다. 공은 건드리지 못하고 멀쩡히 달리던 문선민은 큰 동작으로 무너졌다. 정상적인 판단이라면 곧바로 퇴장을 당해야 했지만, 주심의 휘슬은 없었다. 사후 설명도 없었다.

4일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3-3) 후반 15분 서울의 고광민은 프리킥 기회에서 흐른 공을 골로 연결해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하지만 실점의 빌미가 된 수원 양상민의 김진야(서울) 태클은, 공을 먼저 건드린 정당한 행위로 나중에 판명됐다.

오심이 잦아지면서 올해부터 프로 심판진 운용 업무를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인수인계한 대한축구협회의 준비 부족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소통과 투명성을 내세워 기자 브리핑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마치 자신들만이 정심·오심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이라는 듯한 태도가 뒷말을 낳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오심을 인정했다고 해서 팬들이 경기 결과를 뒤집으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정심이라고 주장하려면, ‘팬들의 심정을 이해한다. 논란이 있어 죄송하다’라는 말 한마디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실제 수원 김민우의 골 취소에 대해서는 심판위원회 내부에서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원장은 “정심”으로 못을 박고, 이런 논리를 강화하기 위해 오프사이드 라인에 발끝이 넘어갔느니, 골키퍼의 시야를 가렸느니 궁색한 얘기를 덧붙였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심판도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규칙의 적용이나 판단이 심판의 특성이나 비디오판독실의 성향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거나 줄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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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열린 K리그1 경기에서 전북의 송범근 골키퍼가 상주의 문선민의 단독 드리블을 막기 위해 백태클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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