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국금지’ 2심 무죄…검찰 망신 검찰이 다 해

한겨레 원문
입력

2024.11.27 08:35

최종수정

2024.11.27 11:50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 2022년 1월27일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11.27) 아침신문에는 △트럼프 멕시코·캐나다에 25%, 중국에 10% 관세 추가 선언(6곳) △김건희 특검법 3번째 거부권(2곳) 등이 주요하게 보도됐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2심 무죄

② 시선, 클릭!

- 트럼프 이후, 한국 경기전망 우울

- 한파-대설 반복될 올겨울

- 출산율 9년 만에 반등

- 도수치료 본인부담 늘어난다

③ Now and Then :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하수영, 1976)

① 차이의 발견

#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무죄

- 지난 월요일(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1심 판결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그날 또다른 주요한 판결이 있었습니다. 서울고법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차 의원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김학의 사건

-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지만, 다시 한 번 간략하게 설명 드립니다.

-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은 지난 2006년 10월부터 2007년께까지 건설업자 윤중천을 통해 성접대를 받은 사실이,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에 임명되자 뒤늦게 관련 동영상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김 전 차관은 임명 6일 만에 사퇴했습니다.

- 경찰은 2013년 7월18일 “동영상 속 인물은 김학의 전 차관”이라고 발표하면서,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합니다.

- 그런데 검찰은 2013년 11월, 김 전 차관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립니다. 김 전 차관이 부인한다는 점, ‘동영상 속 여성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압수수색도 계좌추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 2014년 7월, “동영상 속 인물이 나”라는 여성이 나타나 김 전 차관을 준강간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 그러나 2015년 검찰은 또 무혐의 처리합니다.

-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8년 4월 대검찰청 과거진상조사위원회가 발족되면서, 2019년 이 사건이 다시 재조명됩니다.

- 2019년 3월15일 김 전 차관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예정됐으나, 김 전 차관은 이에 불응합니다.

- 3월18일, 청와대가 철저한 수사를 지시합니다.

- 3월22일, 모자, 선글라스, 목도리로 둘러싸고 김 전 차관이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합니다. 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 검찰 수사 끝에 김 전 차관에 대해 5월16일, 구속영장이 발부됩니다. 1억3천만원 가량의 금품수수 및 100여 차례의 성접대를 받은 혐의입니다.

- 그러나 2019년 11월, 김 전 차관은 무죄를 선고받습니다. ‘성관계를 한 것은 맞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입니다.

- 그리고 2020년 3월, 검찰은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재수사를 권고한 김학의 성폭행 혐의 고소 사건도 무혐의, 불기소 처분합니다.

- 그리고 최종적으로, 김 전 차관은 2022년 8월, 공소시효 만료 및 검사의 소명 부족 등으로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은 무죄로 종료됩니다.

2.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 김학의 전 차관의 출국을 막는 과정에서 불법이 저질러졌다는 논란이 검찰 내부에서 일었습니다.

- 긴급출국금지 요청서와 출국금지 사후 승인요청서에 잘못된 내용을 기입해 출국금지를 시켰다는 것입니다.

- 형식적으로 출국을 시도하던 당시 김 전 차관은 검찰의 불기소 결정, 그리고 출국금지도 신청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출국을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했습니다.

- 그러나 당시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 파견된 이규원 검사는 김 전 차관에 대한 과거 사건번호로 긴급 출국금지 요청서를 제출해 출국을 막았고, 당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은 이를 사후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이광철 청와대 비서관은 김 전 차관의 출국 시도를 파악하고, 이 상황을 주도했다는 것입니다.

-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는 2021년 4월 차규근 본부장과 이규원 검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합니다. 이어 7월에는 이광철 청와대 비서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합니다.

- 그리고 지금까지 1심, 2심이 이어진 것입니다.

- 1심 재판부는 당시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국금지한 건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지만,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사실상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가 기정사실화했고 정식 입건만 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출국을 용인했을 때 수사가 난항에 빠져 과거사에 대한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 불가능했던 점에서 출국금지의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것이었습니다.

- 검찰이 이에 불복해 2심이 또 이어졌고, 지난 월요일 또 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입니다.

3. 도둑은 놔두고, 도둑 잡는 사람 쫓는 검찰

-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사실이 불거진 게 2013년이었습니다. 검찰은 그때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무혐의 처리하고, 정권이 바뀌어 수사 지시가 내려지자, 김 전 차관은 도망가려 합니다. 이를 급히 붙잡으려는 사람들에게 ‘불법’이라고 기소합니다.

- 이렇게 형식적 ‘불법’에 민감한 검찰이 왜 그렇게 ‘자기 사람’ 불법에는 늘 이렇게 둔감한지요.

- 그러니 2022년 8월, 공소시효 만료 등으로 김 전 차관이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된 뒤에는 김 전 차관은 사라지고, 김 전 차관 출국을 막으려던 인사들만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형국입니다.

4. 사설

한겨레 = “김학의 출금 적법” 판결, 정의에 불법 덧씌운 검찰

동아 = ‘김학의 불법 출금’ 2심도 전원 무죄…檢이 檢 망신시킨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