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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출전 기회 줄고…“악플에 시달렸다”…또 한 명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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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배구 전 현대건설 고유민 선수

3월 초 팀 이탈, 연락두절 끝 사망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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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고유민(25)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배구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고유민은 지난달 31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을 걱정해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을 방문한 전 동료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을 들어 고유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디지털 포렌식으로 고인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고유민은 2013년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된 뒤 줄곧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수비력이 뛰어났던 고유민은 주로 백업 레프트로 뛰었고, 지난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팀에 잔류했다. 올시즌에도 25경기에 출전했으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즌이 중단되기 전인 3월 초 팀을 이탈한 뒤 복귀하지 않았다. 리베로 김연견이 발목 부상을 당한 뒤로는 리베로로 대체 투입되기도 했지만, 출전 기회가 줄어들고 새 포지션에서 슬럼프가 더해지자 스트레스도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고유민은 구단의 설득에도 돌아오지 않아, 5월 임의탈퇴로 처리됐다.

고유민은 지난 5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한 행동에는 이유가 있지만 굳이 말을 해서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며 “제 팬도 아니신데 어쭙잖은 충고 보내지 말아달라. 그쪽 분들도 저에게 한몫했다. 본인 일에만 신경쓰길 바란다”며 일부 팬들의 악성 댓글과 악의적인 다이렉트 메시지(DM)에 따른 마음고생을 털어놓기도 했다. 고유민은 최근까지도 SNS에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해왔다.

동료 선수들은 고유민의 죽음을 슬퍼하며 추모하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최근 흥국생명으로 이적한 세터 이다영은 “내가 많이 사랑해. 고유민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어”라고 애도하며 “그동안 많이 힘들었을 텐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쉬어. 진짜 너무 사랑해”라고 적었다. 고유민과 데뷔 동기인 전 흥국생명 레프트 공윤희는 SNS에 “유민이가 좋은 곳으로 갔어요. 손이 떨려 긴 글을 못 적겠습니다.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뭐라고 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안타까워했다.

최근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은 SNS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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