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은 3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파70)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페덱스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를 6개나 범하며 결국 3타를 잃었다. 합계 8언더파 272타.
안병훈은 최종 라운드를 선두에게 1타 뒤진 단독 2위로 출발해 생애 첫 PGA 투어 우승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결국 공동 12위로 미끄러지며 '톱10'마저 무산됐다.
우승만 눈앞에 두면 작아지는 안병훈. 문제는 '최종 라운드 징크스'가 너무 자주 반복된다는 점이다.
큰 덩치에 장타를 날려 '빅 벤'으로 불리는 안병훈은 2009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17세11개월13일) 기록을 세우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던 2015년에는 유럽투어 메이저대회인 BMW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과 함께 신인상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별들의 무대' PGA 투어 우승에는 늘 '2%'가 부족했다. 문제는 '뒷심'이다. PGA 투어 4년 차인 안병훈은 지금까지 준우승 3회 외에도 3위 두 차례 등 톱10에 17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만 해도 톱10이 5차례나 된다. 그만큼 우승 기회를 많이 잡았다. 안병훈은 챔피언조에만 속하면 드라이버샷 정확성이 현저하게 떨어졌고 보기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안병훈의 첫 우승 기회는 2016년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이다. 최종일 7타를 줄인 안병훈은 연장전까지 진출했고 아쉽게 패하며 첫 우승 기회를 놓쳤지만 최종일 몰아치기로 자신감은 붙었다. 반면 우승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역전패' 시작은 2017년 피닉스오픈이다. 안병훈은 PGA 투어 첫해 출전한 네 번째 대회인 피닉스오픈 최종일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앞서 3라운드까지 보기를 단 1개 범할 정도로 정교했다.
그러나 챔피언조에 선 순간 달라졌다. 안병훈은 샷이 급격하게 무너져 보기 5개(버디 3개)를 범하며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또 지난해 8월 열린 윈덤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리며 2위에게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지만 역전패당하고 말았다. 이후에도 안병훈은 우승 기회를 수차례 잡았지만 챔피언조에 속하기만 하면 스스로 뒷걸음쳤다. 안병훈은 지난해 더CJ컵 첫날에는 8언더파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우승은 늘 다른 선수 몫이었다.
안병훈은 이번 WGC 세인트 주드 인비테이셔널에서도 내심 우승을 노렸으나 최종일 또다시 흔들렸다. 그는 까다롭게 세팅된 이번 대회에서 1~3라운드 이득 타수(스트로크 게인드) 1.7타, 5타, 3.4타 등으로 경쟁 선수들을 압도하며 차이를 벌렸다. 하지만 4라운드 이득 타수는 무려 -3.962타. 경쟁자들보다 4타가량 까먹었다. 특히 티샷부터 퍼팅까지 모든 '이득 타수' 부문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할 정도 흔들렸다. 안병훈이 최종 라운드 징크스를 이겨내고 첫 승을 거둘 수 있을지는 샷이 아니라 '멘탈'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우승상금 21억원'의 잭팟은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터뜨렸다. 이날 5타를 줄이며 2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탈환한 토머스는 2018년 4주 동안 머물렀던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와 함께 올해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으며 통산 승수도 '13승'으로 늘렸다. 토머스보다 어린 나이에 통산 13승을 올린 선수는 타이거 우즈와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3명뿐이다.
이번주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 PGA 챔피언십을 앞두고 톱골퍼들도 부활을 알렸다.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최근 부진했던 디펜딩 챔피언 브룩스 켑카(미국)와 지난 6월 만 50세 생일을 지낸 필 미컬슨(미국)은 3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2위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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