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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김현 ‘보은의 꿈’…“부산은 날 구해준 팀…은혜 갚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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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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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골 부산 아이파크 김현(왼쪽)이 지난 2일 구덕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울산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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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라이언킹’으로 촉망받았지만
2부리그·일본 임대…3부리그까지
동료들 절실함 배우며 ‘절치부심’
“내 욕심은 골이 아니라 팀의 승리”

김현(27·부산)은 지난 2일 오랜만에 프로 무대에서 골 맛을 봤다. ‘리틀 라이언킹’으로 불리던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부활의 골 같았다.

올해 세미프로인 K3리그로 내려가면서 프로 선수로는 끝났다는 시선을 받았던 그는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부산 아이파크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최강 울산 현대전 골로 이적 신고를 했다.

김현은 3일 부산의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1부리그만 따진다면 4년 만의 득점”이라면서 “날 구원해준 부산에 은혜를 갚는다는 각오로 뛰다보니 골이 터졌다”고 활짝 웃었다.

김현은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렸던 골잡이다. 커다란 키(1m90)에 빠른 발, 골 냄새를 맡는 본능으로 청소년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달았다.모두가 성공을 확신했던 김현은 정작 프로 무대에서는 골잡이로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프로 9년차로 한 해 최다골 기록은 병역을 대신해 뛰었던 2부리그 아산 무궁화에서 넣은 6골이었다. 지난해에는 일본 J2리그의 도치기에 임대 이적해 새로운 길을 모색했으나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 속에 K3리그 화성FC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었다. 김현은 “그래도 1부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프로가 아닌 K3리그까지 가자 날 아는 많은 분들이 놀랐던 시기”라고 말했다.

김현이 K리거로 다시 돌아온 것은 화려한 과거를 잊고 “K3리그에서 뛰는 동료들의 절실함을 배우겠다”며 자세를 낮추면서다. 화성FC에서 초반 4경기 5골을 쏟아내 득점력을 인정받은 그는 팀의 바람에 따라 중앙 수비수로 변신하는 등 팀을 위해 헌신했다.

별다른 인연이 없던 조덕제 부산 감독이 K3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현에게 관심을 가진 계기이기도 했다. 김현은 사실상 K리그 복귀 시험대였던 지난 1일 부산과의 FA컵 32강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고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부산행을 확정했다. 조 감독은 “김현 본인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강하더라”면서 “이름값을 되찾을 것으로 믿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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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부산 아이파크의 김현이 3일 기자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부산 | 황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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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의 가세로 부산의 팀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그는 자신에게 프로 선수로 다시 기회를 준 것에 대한 보답을 위해 팀 승리에만 앞에 두고 있다. 세트 피스 훈련에서도 보통 공격수는 맡지 않는 맨투맨 수비까지 하고 있다. 부산 선수들이 그를 빠르게 동료로 받아들인 배경이기도 하다. 부산은 부상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난 이정협까지 복귀한다면 다시 위를 바라볼 수 있는 희망도 키우고 있다.

김현은 “내 욕심은 골이 아니라 승리”라면서 “부산에는 뛰어난 선수가 많다. 누구보다 많이 뛰는 (이)정협이 형과 기술이 뛰어난 (이)동준이, 호물로나 빈치씽코 같은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승리에 힘을 보태고 싶다”며 “그게 내가 계속 프로 선수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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