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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실투 놓쳐준 행운, 이를 놓치지 않은 '매의 눈'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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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노컷뉴스

'괴물의 부활' 메이저리그 토론토 류현진이 6일(한국 시간) 애틀랜타와 원정에서 이를 악물고 역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전 3기 끝에 시즌 첫 승을 신고한 류현진(33·토론토). 6일(한국 시간) 애틀랜타와 원정에서 5이닝 8탈삼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 역투로 2 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애틀랜타 타선을 잠재웠다. 탈삼진 8개 중 6개가 체인지업이 승부구였다. 춤추는 체인지업에 상대 타자들은 헛방망이를 돌리기 일쑤였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포심 패스트볼의 부활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84개 투구 중 속구가 20개로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적절한 때 속구를 섞어 던지면서 상대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속구처럼 오다 속도가 줄어드는 체인지업의 효과가 높아진 이유다.

특히 류현진이 이날 호투할 수 있었던 데는 초반 고비를 넘긴 게 컸다. 지난 두 경기에서 부진했던 만큼 류현진이 초반 흔들렸다면 앞선 경기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 위기를 넘기면서 심리적인 위안을 얻은 게 승리의 발판이 됐다. 상대 타자 로날도 아쿠냐 주니어가 실투를 놓치고 누상에서 횡사해준 게 고마웠다.

류현진은 1회초 첫 타자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바깥쪽 속구와 첫 패스트볼이 모두 볼이 되면서 카운트가 몰렸다.

무엇보다 3구째 시속 128km 체인지업은 가운데 몰린 실투였다. 아쿠냐는 2018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지난해는 41홈런 101타점 37도루로 올스타와 실버 슬러거에 선정된 거포. 그러나 아쿠냐가 이를 제대로 치지 못하고 파울이 되면서 류현진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이후 볼 2개를 잇따라 던져 출루를 허용해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대처가 좋았다. 류현진은 실투를 놓친 아쿠냐의 도루 욕심을 놓치지 않았다. 후속 댄스비 스완슨을 상대하면서 발이 빠른 아쿠냐를 의식해 잇따라 1루 견제구를 던졌다. 결국 류현진은 볼 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세 번째 견제 만에 결실을 봤다. 1루 도루를 시도하던 아쿠냐가 협살에 걸려 횡사한 것.

큰 부담을 내려놓은 류현진은 이후 잘 풀렸다. 스완슨을 삼진 처리한 데 이어 마르셀 오수나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앞선 두 경기 부진했다. 지난달 25일 탬파베이와 시즌 첫 경기에서 4⅔이닝 3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고, 31일 워싱턴과 홈 경기에서는 4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까지 안았다.

그런 만큼 세 번째 등판인 이날 경기 부담이 컸다. 만약 애틀랜타전에서도 부진하다면 비난 여론이 비등했을 터였다. 토론토 역대 투수 최고액인 4년 8000만 달러(약 930억 원) 몸값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을 게 뻔했다.

하지만 첫 단추를 잘 꿰면서 승리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류현진으로서는 실투를 놓쳐주고 횡사까지 해준, 고마운 아쿠냐였다. 류현진은 아쿠냐와 역대 맞대결에서도 5타수 무안타 2볼넷 1삼진의 강세를 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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