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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끝' LG, 박용택은 투어보다 헹가래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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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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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로 원하는 건...' LG 베테랑 타자 박용택은 11일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은퇴 투어에 대해 고맙지만 사양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원하는 은퇴식은 한국시리즈 우승 헹가래라고 강조했다.(사진=연합뉴스)


시즌 중반 때아닌 은퇴 투어 논란에 휩싸였던 LG. 베테랑 박용택(41)의 은퇴 투어 준비 소식이 알려지면서 부정적인 여론도 형성되면서 찬반 논란이 뜨거웠다. 한국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등 꾸준함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국가대표와 MVP 수상 등 경력에서 은퇴 투어까지는 아니다는 의견이 맞섰다.

결국 박용택 본인이 고사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박용택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IA와 홈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홈에서만이 아니고 다른 팀 홈 구장에서도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지만 아니라면 은퇴 투어는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만만찮은 반대 여론도 부담이었지만 박용택으로서는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팀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박용택은 "(류중일) 감독님도 은퇴 투어 관련해서 인터뷰를 했다"면서 "팀의 여러 선수들도 내 눈치를 볼 수도 있는데 절대 그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도 LG는 박용택의 은퇴 투어 논란이 일었던 지난 주말 1승 2패로 주춤했다. 지난 주중 KIA와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로 기분좋은 위닝 시리즈를 거둔 분위기가 살짝 가라앉았다.

11일 경기도 어수선했다. 물론 상대 에이스 양현종이 워낙 위력적인 공을 뿌렸지만 LG의 수비 집중력이 아쉬웠다.

1회초 선제 2실점의 빌미부터 그랬다. KIA 선두 타자 김선빈의 타구를 잡은 유격수 오지환의 송구는 1루수 키를 훌쩍 넘었다. 느린 타구를 잡아 곧바로 러닝 스로를 해야 했던 어려운 수비라 내야 안타로 기록됐지만 잘만 송구됐다면 아웃 타이밍이었다. KIA는 이후 프레스턴 터커의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든 뒤 내야 땅볼 2개로 차곡차곡 2점을 냈다.

7회초 6실점 때도 수비의 아쉬움이 있었다. 유민상의 적시타 때 좌익수 이형종이 어이 없이 빠지는 홈 송구로 타자의 2루 진루를 허용했고, 최원준의 1루 땅볼 때는 협살에 걸린 3루 주자 유민상을 제때 잡지 못해 1, 2루 주자의 2, 3루 진루가 이뤄졌다. 이는 결국 박찬호의 좌전 적시타 때 추가 2실점으로 이어졌다. LG가 8회 2점, 9회 1점을 따라붙은 점을 감안하면 입맛을 다실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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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지만 동료들은 살려야...' KIA 내야수 유민상(왼쪽)이 11일 LG와 원정에서 7회 3루까지 진루한 뒤 최원준의 내야 땅볼 때 협살에 걸리면서도 동료들의 진루를 위해 시간을 끄는 모습.(잠실=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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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은 이날 은퇴 투어는 고사하면서도 우승 헹가래에 대한 욕심은 숨기지 않았다. 박용택은 "가장 원하는 은퇴식은 인위적인 것보다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하는 은퇴식"이라면서 "우승하고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는 꿈을 꾼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002년 LG에 입단한 박용택은 신인 시절 삼성과 KS에 진출한 게 마지막이었다. LG 역시 1990년과 1994년 이후 KS 우승이 없다. 박용택은 물론 LG 구단도 우승이 절실하다.

특히 LG는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았다. 시즌 전부터 류 감독은 물론 박용택, 오지환 등 선수단은 "올해야말로 우승의 적기"라고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시즌 초반 선두 경쟁을 펼치며 기세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LG는 6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주전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7월에는 5위를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러다 7월 말부터 힘을 내 3, 4위로 치고 올라왔지만 최근 3연패로 5위 KIA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우승을 위해서는 정규리그 1위로 KS에 직행하는 게 가장 좋다. 2015년 두산, 2018년 SK가 정규리그 3위로 KS 정상에 오르긴 했지만 2010년대 나머지 우승팀은 정규리그 1위였다. 1위가 힘들다면 최소 3위 이상 순위를 높여야 한다. 4위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를 수 있는 만큼 체력적으로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박용택은 11일 "이제는 시즌의 절반 이상이 지나갔고 매 경기 소중한 순위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제 은퇴 투어 문제는 오늘로 딱 정리됐으면 좋겠다"고 매듭을 지었다. LG도 더 이상 어수선한 분위기를 정리하고 순위 경쟁에 집중해야 할 때다.

이런 가운데 박용택은 12일 1군에 합류해 선수단에 힘을 보탠다. 과연 은퇴 투어가 무산된 박용택에게 LG가 더 의미가 클 우승 헹가래를 선물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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