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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아예 안 보였는데…" 사라진 공, 감으로 잡은 박해민 마술 [오!쎈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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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곽영래 기자] 삼성 박해민이 뜬공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눈에서 사라진 공을 감으로 잡아냈다. 박해민(30·삼성)이 마술 같은 캐치로 묘기 수비를 선보였다.

14일 대전 삼성-한화전. 3회말 2사 1루에서 한화 하주석의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높이 떴다. 그런데 삼성 중견수 박해민이 양 팔을 벌리며 타구를 놓쳤다는 표시를 했다. 해가 질 무렵, 높이 뜬 타구가 조명 불빛 속에 완전히 가려진 것이다.

당황할 법도 하지만 박해민은 박해민이었다. 공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도 타구 방향과 소리를 근거로 낙구 지점을 예측했고, 뒤로 넘어지면서 점프 캐치했다. 공을 잡은 뒤 한 바퀴 구른 박해민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덕아웃으로 갔다. 타구를 놓쳤다면 이닝이 끝나지 않고 위기 상황으로 번질 수 있었다.

경기 후 박해민은 “공이 안 보이는 시간대여서 대비를 하고 있었는데 아예 안 보였다. 타구 맞는 것을 보고 어느 위치에 떨어질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좌익수 (김)헌곤이형이 옆에서 ‘앞’이라고 콜을 해줬다. 이 위치쯤에 오겠다 싶어 위를 보고 있었는데 공이 떨어지는 게 보였고, 운 좋게 잡을 수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수비 경험이 풍부한 박해민에게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 그는 “타구가 잠깐 안 보였던 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아예 안 보인 적은 없었다. 시간대도 그랬고, 타구가 워낙 높이 떠서 그랬던 것 같다. 헌곤이형이 도와준 덕분이다”며 좌익수 김헌곤의 콜플레이에 고마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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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곽영래 기자] 삼성 박해민이 1루 수비를 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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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최고 수비력을 갖춘 중견수이지만 최근에는 팀 사정에 의해 1루에도 섰다. 후배 이성규의 미트를 빌려 3경기 선발출장했다. 1루에서도 특유의 순발력으로 강습 타구를 잘 잡아내 선배 이원석으로부터 “네가 1루에서 그렇게 하면 다른 내야수들은 뭐가 되냐”는 타박도 들어야 했다. 박해민은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다 보니 잘 되는 것 같다. 빠른 타구가 오면 무섭긴 한데 몸이 알아서 반응하더라”며 웃어보였다.

데뷔 후 숱한 슈퍼 캐치와 폭발적인 도루 능력으로 주목받은 박해민이지만 올 시즌은 타격도 날카롭다. 71경기 타율 3할1푼1리 79안타 6홈런 30타점 42득점 15도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239) 부진을 딛고 2016년(.300)을 넘어 개인 최고 타율을 기대할 만하다.

박해민은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 홈경기 때는 실내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원정에선 김용달 타격코치님과 주로 훈련한다. 루틴을 만들어 놓으니 어느 상황에서든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선다. 이전에는 방망이 칠 때 생각이 많고 예민했지만 이제는 어떤 공이든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주특기인 도루도 15개로 이 부문 1위 서건창(키움·17개)에 2개 뒤진 3위로 올라섰다. 2년만의 도루왕 탈환도 가능하다. 박해민은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은 도루이지만 지난해 최초 5년 연속 도루왕에 실패한 뒤 욕심이 없어졌다. 지금처럼 좋은 타격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출루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앞으로 팀에 돌아오거나 새로 합류할 선수들이 많다. 희망적인 요소들이 있으니 치고 올라갈 것이다”고 5강 싸움을 자신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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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곽영래 기자]4회초 1사 2루 삼성 박해민이 구자욱의 중견수 뜬공때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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