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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폭염경보 100구’ 이승호, “살 빠질 것 같아요, 닥치는대로 먹었다” [부산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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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부산, 최규한 기자]키움 선발 이승호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폭염이 기승을 떨친 고향 부산에서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는 시즌 최고의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이승호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100구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4승(4패)째를 수확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호투 행진을 이어간 이승호다. 지난 4일 KT전, 5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 9일 LG전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호투까지 8월 3경기 평균자책점 0.92(19⅔이닝 2자책점)의 완벽투. 7월까지 평균자책점 6.12로 좀처럼 본궤도에 올라서지 못했던 이승호의 모습은 사라졌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84까지 끌어내렸다.

이날 부산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땡볕이 사직구장을 덮쳤다. 그런 가운데 이승호는 100구 역투를 펼쳤다. 올 시즌 두 번째로 투구수 100개를 넘겼다. 하지만 100개의 투구수도 효율적으로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71개, 볼 29개였다. 최고 144km의 패스트볼(42개), 체인지업(25개), 슬라이더(20개), 커브(13개) 등 모든 구종의 제구가 완벽하게 이뤄졌다. 그는 “작년과 올해 통틀어서 가장 제구가 잘 된 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면서 “리드를 잘 해주신 이지영 선배에게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하지만 폭염 속에서 마운드를 버티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이닝 사이사이 수시로 영양보충을 하면서 8회 2사까지 버텨나갔다. 그는 “살 빠질 것 같다”면서 “3회 이전까지 더운 시간대에 집중을 하다보니 나중에는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먹었다. 이온음료, 물을 많이 마셨고. 바나나, 계란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다 먹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7회까지 투구수는 단 79개. 페이스가 이어졌다면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도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8회 2사 후 정훈에게 내야안타,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그는 “8회만 깔끔하게 막자고 생각했는데 잘 안됐던 것 같다. 마운드 위에서는 생각을 안했지만 내려와서 투구수를 보니 완봉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내심 아쉬움을 전했다.

7월까지 부진했지만 우천 취소 등으로 등판이 두 차례 밀린 것이 이승호에게는 약이 됐다. 그는 “사실 이전과 큰 차이는 없지만 쉬는 동안에 떨어진 힘도 보충하고 밸런스나 힘 쓰는 방법 등을 다듬으면서 기세가 오늘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이 기세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지난 경기에 이어 오늘 경기까지 잘 던지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자신감을 잃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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