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 /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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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인종차별 논란과 관련해 BBC와 인터뷰를 진행해 재차 비난을 사고 있다. 샘 오취리의 방송 하차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샘 오취리는 20일(한국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의정부고 졸업사진 인종차별 논란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샘 오취리 : 한국에서 인종차별과 싸우는 블랙맨'이라는 제목의 인터뷰에서 샘 오취리는 "유학생으로 한국에 처음 왔다. 아프리카계에 대한 인식과 관심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연예 관련 일을 하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샘 오취리는 논란이 된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졸업사진과 관련해 "학생들이 흑인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블랙페이스를 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블랙페이스가 많은 흑인과 다문화 국가에서는 금기시하는 부분이 있음은 분명하다. 한국에서는 블랙페이스의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가 생소하다. 이 때문에 많은 논쟁이 있었고 다들 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반응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논란 이후 샘 오취리가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동양인 비하 포즈인 눈을 찢는 퍼포먼스가 재조명된 것에 대해 곤욕을 치렀다고 언급하며 "한국인을 비하하려는 목적이 아닌 얼굴을 최대한 일그러뜨리려고 한 것"이라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샘 오취리는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내가 한국인을 비하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하면서도 "하지만 그들 눈에는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오히려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진 모양새다. 앞선 의정부고 졸업사진 논란과 관련한 샘 오취리의 일련의 행보에 반감이 큰 탓이다.

샘 오취리는 지난 6일, '관짝소년단' 졸업사진을 SNS에 게재하며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프다. 웃기지 않는다.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이라며 "제발 하지 말라. 문화를 따라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냐"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의정부고 측은 매체를 통해 "아이들이 예상치 못한 논란에 크게 놀랐다. 흑인 비하 의도는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학생들이 분장을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그러나 흑인이 등장하는 영상을 흉내내면서 피부색을 어둡게 칠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역차별처럼 비칠까봐 우려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따라하고자 했던 것"이라며 "아이들이 국민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일었다. "블랙페이스는 비하"라는 일부 반응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샘 오취리의 저격 방식을 문제 삼으며 그를 비난했다.

먼저 유명인이 공개적인 SNS 계정에 학생들의 얼굴을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공개하며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지적과 함께, 학생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 찍으며 국제적으로 비난받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는 의견이 빗발쳤다.

여기에 샘 오취리는 K팝의 비하인드, 가십 등을 의미하는 '#teakpop'을 해시태그로 달아 논란을 키웠다. 블랙페이스 주제와는 관련 없는 K팝을 끌어와 논란을 확장시키려 했다는 추측이었다.

또한 샘 오취리가 SNS에 한국어와 영어로 해당 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한국어와는 다르게 영어로는 강도 높은 표현들을 포함시켜 문제가 됐다. 영어로 한국 내에서의 교육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인들의 무지를 운운한 것. 한국어와 영어를 다르게 쓴 이유가 뭐냐는 비난이 이어졌다.

특히 의정부고 측의 해명에도 샘 오취리는 글을 내리지 않았고, 댓글창만 막았다. 하지만 논란이 연일 지속되자 샘 오취리는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저격 당시 한국어는 물론 영어까지 동원해 전세계적인 공론화를 유도한 것과는 달리 사과문은 한국어로만 작성해 재차 비난을 받았다.

때문에 BBC 출연 의도에도 의구심이 일었다. 또 한 번 한국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 한국은 인종차별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려 나간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흑인을 비하하려는 목적이 아니었던 걸 안다"면서도 적극적으로 해외로 공론화를 부추기며 문제 삼은 장본인이 자신의 동양인 비하 제스처에 대해서는 "비하 목적이 아니었다"고 에둘러 합리화해 '내로남불'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한국에서 갖은 활동으로 누릴 건 다 누리면서도 한국 이미지를 망치는 샘 오취리의 이중잣대에 대한 비난과 앞선 사과가 거짓이었다는 반응까지, 샘 오취리의 BBC 인터뷰는 일단락되던 논란에 불을 지핀 형국이 됐다. 가나로 다시 돌아가라는 여론이 폭주 중이다.

이렇듯 악화된 여론에도 여전히 샘 오취리는 MBC 에브리원 '대한외국인'에 고정출연 중이다. 논란이 일고 난 후 12일, 19일 방송까지 한 회도 빠지지 않고 얼굴을 드러내며 한국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외국인' 홈페이지에는 샘 오취리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치고 있다. 그의 방송 퇴출을 건의하는 글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더 나아가 한국에서 친한파 이미지를 구축해놓고 이후 본국으로 돌아가 한국을 비하한 과거 외국인들의 행태를 꼬집으며, 외국인 관련 프로그램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