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합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전남 영광FCU18-경기 항공고의 추계고교축구연맹전 준결승 장면.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음. 제공 | 고교축구연맹 |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최근 고교 축구 전국대회에서 이른바 ‘고의 패배’ 논란이 일어난 경기가 국회에서도 회자됐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의원(미래통합당)은 25일 국회본관에서 열린 제381회 임시국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지난해 결산심사를 하는 자리에서 “최근 한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에서 서로 이기지 않기 위해 제대로 공격하지 않고 수비도 하지 않는 등 정상적인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해당 경기 승자가 상위 라운드에서 지난해 우승팀과 만날 가능성이 있어 의도적으로 패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운을 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예지(미래통합당) 의원. 제공=미래통합당 김예지의원식 |
실제로 이달 초 경남 함안에서 열린 제25회 무학기 전국고교 축구대회 조별리그에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서울A팀과 천안B 팀이 이해할 수 없는 경기로 져주기 논란을 야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8일 공정위원회 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양팀 감독에게 한 달간 공식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해당 사안은 공정위 정식 회부를 앞두고 있었는데, 이날 국회에서 문체부 장관에게 문체위 위원이 질의해 또다시 주목받았다.
김 의원은 “이번 고의패배 논란은 학생스포츠의 구조적 폐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서는 팀 성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감독을 평가하는 기준도 오로지 성적으로만 따진다. 최근 논란이 된 철인3종경기 폭력 문제 때에도 경주시청 감독은 ‘특급’ 평가를 받았다. 감독 입장에서는 본인의 고가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폐해가 발생한다”고 강조하며 최상위 기관인 문체부의 개선 의지를 요구했다.
박 장관은 “마땅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최근 스포츠혁신위원회에서 학생 스포츠에 대한 개선 권고 방향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들여다보고, 개선해야 할 것은 개선하고, 바꿔야 할 것은 바꾸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럴것이 교육부가 체육특기생에 대한 입시제도를 개선하지 않으면 문체부의 역할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대학스포츠는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교육부 등 어느 기관에서도 관장하지 않고 있다. 대학스포츠협의회가 문체부의 예산지원 등을 토대로 대학스포츠를 관장하고 있지만, 학생선수의 인권이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으로 오히려 대학스포츠를 퇴행시켰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스포츠혁신위가 학원 스포츠의 내밀한 현실을 얼마나 들여다보고 개선 권고안을 내놓았는지도 알 수 없다.
‘고의 패배’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 학생 선수들이 내몰린 현실을 어떻게 바로잡을지, 관계당국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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