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30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렸다.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2020. 8. 30.제천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제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이 드디어 복귀전을 치렀다. 기대대로 클래스는 여전했다.
김연경은 30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조별리그 첫 경기 현대건설전에 출전해 활약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0(25-15 25-13 25-22) 완승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3세트 동안 7득점(블로킹 1, 서브 에이스 1)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무려 10년 만에 국내 무대에서 경기를 치렀다. 그는 2009년 일본 JT마블러스로 이적했다가 비시즌인 2010년 훙국생명 소속으로 컵대회를 치렀다. 이후 국가대표 소속으로는 국내에서 경기에 나선 적이 있지만 프로팀 유니폼을 입고 뛴 적은 없다. 10년 만의 복귀전인만큼 이 날 현장에는 4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온라인에서는 김연경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기도 했다. 복귀가 결정된 지난 6월만큼이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김연경은 지난달 중순 팀 훈련에 합류했고, 지난 겨울 올림픽 예선 이후로 실전을 치른 적이 없다. 그로 인해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경기 전 “아직은 100%가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기대 반 걱정 반 속 경기에 나선 김연경이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연경은 초반부터 특유의 공수 만능 기량을 뽐냈다. 타점은 여전히 높았고, 블로킹을 이용하는 노련한 테크닉도 빛났다. 김연경은 13.64%의 적은 공격점유율만 가져가면서도 41.67%의 높은 성공률로 7점을 올렸다. 2, 3세트 후반에는 휴식을 취해 실제 뛴 시간은 많지 않은데다 세터 이다영과의 호흡이 아직 원만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무난한 활약이다.
반면 54.55%의 높은 리시브 효율로 후방에서 수비에 힘을 보탰다. 리시브 효율은 리베로 이한비(50%), 이재영(37.5%)보다 높았다. 베테랑답게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돋보였다. 김연경은 경기 내내 동료들을 독려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오랜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왔지만 어색함 없이 팀에 녹아드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부담도 있고 긴장감도 느꼈다. 생각보다 몸 상태가 빨리 올라왔다. 준비를 잘했다. 실전이 없어서 걱정을 하기는 했는데 문제는 없었다. 오늘 팀이 승리해 기분이 좋다”라면서 “사실 지금도 선수들을 보면 반갑다. 한국에서 같이 뛰던 황연주 언니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양효진은 항상 같은 편이었는데 다른 편에서 뛰니 지난 세월을 생각하게 된다. 많은 게 새롭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편으로는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대로 냉정하게 경기를 돌아보기도 했다. “우리가 무조건 우승한다는 말 때문에 느슨해질 수 있다. 늦추지 말고 바짝 집중해야 한다. 오늘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상대방이 잘하든 못하든 우리가 더 집중력 있게 경기를 해야 한다.”
김연경과 흥국생명은 완벽에 가까운 복귀전, 시즌 첫 경기를 치렀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김연경이 10년 만에 돌아왔는데 관중을 받을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대회 전부터 제천시는 김연경의 출전과 쏟아지는 관심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한국배구연맹도 관중석의 10%를 채우는 방안으로 유관중 경기를 준비했다. 그러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면서 결국 무관중으로 전환됐다. 김연경은 “관중이 없어서 분위기가 다운 되는 느낌이다. 팬이 있을 때 더 설레고 긴장감도 느껴진다. 경기를 준비하면서도 그 생각을 많이 했다. 관중이 없어서 연습경기를 하는 것 같다.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일부 팬이라도 함께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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