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추신수가 지난 6일 오클랜드와 원정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오클랜드 | AP연합뉴스 |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다사다난했던 7년 동행의 마침표가 보인다.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525억원)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추신수(38)와 텍사스가 이별을 앞두고 있다.
올해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지난겨울 약점인 선발진을 보강해 승부수를 던졌던 텍사스는 17일(한국시간)까지 시즌 전적 18승 31패,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에 자리하고 있다. 두 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한 코리 클루버를 영입했지만 클루버는 단 한 경기만 등판하고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다.
최첨단 신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청사진을 그렸던 텍사스는 3년 연속 5할 승률 이하를 기록했다. 정작 포스트시즌에서는 홈구장을 다른 팀에 넘기게 된 텍사스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지난 16일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시리즈, 그리고 월드시리즈 중립경기가 열린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최소화하고 최첨단 시설을 갖춘 글로브 라이프 필드를 최적의 장소로 낙점한 것이다.
물론 추신수가 7년 동안 텍사스에서 아무 것도 남기지 못한 것은 아니다. 나름 굵직한 발자국을 찍었고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보탬이 됐다. 추신수는 2015년 후반기 괴력을 발휘하며 텍사스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2018년에는 빅리그 현역선수 최다인 52연속경기 출루를 달성했고 개인 통산 첫 번째 올스타 선정의 영광도 누렸다. 그러나 계약 당시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시켰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추신수는 2013년 출루율 0.423 OPS(출루율+장타율) 0.885를 기록하며 빅리그 최고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이후 단 한 번도 당시와 근접한 숫자를 찍지 못했다. 한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하지 못했고 수비력도 감소하며 지명타자로 출장하는 경기가 점점 늘었다. 올해도 그는 외야수로 17차례, 지명타자로 13차례 나섰다. 거포가 아닌 애매한 지명타자로 커리어 막바지를 보냈다.
텍사스는 올시즌 실패를 일찌감치 인정하고 미래를 기약하고 있다. 마이크 마이너, 토드 프레이저, 로빈슨 치리노스 등 베테랑들을 트레이드 마감일에 앞서 다른 팀으로 보냈다. 추신수와 오랫동안 함께 한 내야수 엘비스 앤드루스, 루그네드 오도어도 정리 대상이다. 앤드루스와 오도어 모두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맨 구실을 할 계획이다. 구단 방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일 시애틀전에서 오른손을 다친 추신수는 부상자 명단에 오른 채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이렇게 텍사스 구단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는 데에 집중하면서 계약이 종료되는 추신수의 미래 또한 물음표다. 텍사스 지역언론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은 “존 다니엘스 사장이 추신수와 적은 규모의 재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현재 텍사스 상황에서 추신수와 재계약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텍사스는 이미 조이 갈로를 중심으로 외야진을 재편하고 있다. 이듬해에도 리빌딩 기조를 유지할 확률이 높은데 추신수와 텍사스 구단이 응시하는 지점이 일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커리어 내내 디비전시리즈보다 높은 곳을 밟지 못했다.
긴 시간을 함께 한 텍사스와 이별이 다가오는 가운데 2021년 추신수가 어디에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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