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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신입 취업률 역대 최저 33%…배경과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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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인 드래프트 최종 결과.제공|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역대 최저 취업률 33%가 나왔다. 화면 속에서 어느 때보다 우울한 현장 분위기가 느껴졌다.

22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 이름을 내민 39명의 고등학교 선수들 중 13명만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1~2라운드에서 총 9명이 지명을 받았고, 3라운드에서 2명, 수련선수로 2명이 프로에 입문하게 됐다. 한국배구연맹이 신인 드래프트를 실시한 지난 10년 이래 가장 적은 수의 선수들이 취업에 성공했다. 비율로 봐도 가장 낮았던 2017~2018시즌(40%)을 크게 밑돌았다. 행사를 진행한 이호근 아나운서는 감독, 관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지명을 읍소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패스”가 대다수였다. 평소 드래프트 현장과는 확실히 더 냉랭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드래프트 전부터 배구 관계자 사이에서는 올해 유난히 ‘대어’가 없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지난 2~3년 드래프트에 비해 선수들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였다. 한 프로팀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3라운드 정도에 지명됐을 선수들이 올해에는 1~2라운드에 들어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근 흐름에 비해 유난히 선수들의 기량 차이가 컸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올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각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르지 못했다. 프로 지도자들이 현재 기량, 혹은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도 적었다. 선수들 입장에선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니 평소에 비해 불리함을 안고 이번 드래프트에 임했다고 볼 수 있다.

가뜩이나 뽑을 자원이 많지 않은 가운데 각 구단은 코로나19로 인해 넉넉하게 선수들을 뽑을 사정도 아니었다. 정원이 18명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샐러리캡과 재정, 숙소의 규모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련선수의 경우 샐러리캡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선수를 품으면 쉽게 내칠 수 없다. 다음 시즌에는 결국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드래프트에서부터 냉정한 판단을 내려야 했다. 그것조차 감안해 무리하게 선발할 만큼 매력적인 선수가 있었다면 강행했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의견이었다.

최근에는 선수 수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선수를 뽑으려면 그만큼 빠져나가야 가능하다. 은퇴를 하거나 임의탈퇴를 하는 선수가 비례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자리 관리를 철저하게 해 30대 중후반까지도 제 몫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 한 구단 관계자는 “어차피 정원은 정해져 있다. 신인이 들어오려면 그만큼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 방법이 없다. 일부 팀에서는 정원을 늘려 2군 리그도 실시하자고 하는데 아직 충분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장 정원을 늘리는 것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배구계에서는 다음 1~2년 후 신인 드래프트는 사정이 더 나아질 것이라 관측한다. 한 관계자는 “현재 고등학교 1~2학년생들은 기량이 더 우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취업률도 다시 반등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인프라 확장을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더 많은 인재들을 선발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올해만 해도 우수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은 그만큼 발굴, 육성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했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한국배구연맹은 물론이고 대한민국배구협회 차원의 유망주 육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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