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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나 우승이야?” 두번째는 여유로워진 안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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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데뷔 10년만에 첫 우승… 이번 팬텀클래식선 차분한 경기

안송이(30)는 역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기다려 우승했다. 데뷔 10년 만인 작년 11월, 237번째 출전 대회에서 우승하고는 “나 어떡해”라며 펑펑 울었다. 두 번째 우승은 그로부터 열 달 만에, 첫 우승 후 열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나왔다. 이번 소감은 많이 달랐다. “우승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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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KLPGA 투어 팬텀 클래식에서 우승한 안송이(가운데)에게 동료 선수들이 축하의 꽃잎을 뿌려주고 있다./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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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남 사우스링스 영암 컨트리클럽(파72·6454야드)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총상금 6억원) 3라운드를 안송이는 선두와 2타 차로 출발했다. 코로나 사태로 대회가 줄줄이 취소돼 40일 만에 투어가 재개되자 한때 공동 선두가 6명에 달할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안송이는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쳤다. 1타 차 공동 2위가 장하나(28) 등 5명이다.

안송이는 우승 다툼이 시작되면 몸을 덜덜 떨 정도로 긴장해 첫 우승까지 오래 걸렸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은 중반부터 아슬아슬한 선두로 나섰는데도 편안해 보였다. 코스에 갤러리도, 리더보드도 없어 끝날 때까지 순위를 몰랐던 것이다. 캐디도 “선두 아니니 버디 잡는 데만 집중하라”고 ‘하얀 거짓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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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KLPGA투어 팬텀 클래식에서 우승하고 트로피에 입을 맞추는 안송이. /연합뉴스


안송이는 “등수를 몰라 압박감을 덜 느꼈다. 솔직히 도움이 됐다”고 했다. 스윙 교정하려고 여러 코치를 찾아다니다 올 시즌 부진에 빠졌다고 한다. 원래 코치였던 이시우 프로에게 최근 다시 돌아가 백스윙 때 머리가 많이 움직이는 문제를 고쳤더니 샷 정확도가 높아졌다.

안송이는 지난해 말 KLPGA 시상식에서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된다는 걸 알았다. 신인의 마음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리겠다”고 했다. 이제 그는 10년 만의 첫 우승이 단지 행운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 “첫 우승 땐 몸이 반응했고, 두 번째 우승하니 이성이 반응한다”며 “눈물이 나지 않는다. 이제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숫자 10과 인연이 많다. 서른 살이라고 노장 취급 받지만 10승 채운 뒤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영암=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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